윤소영 교육부 태국한국교육원장은 2015년 한국어 현지인 교사 면접시험 때 한 지원자로부터 들은 이 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아이돌그룹 동방신기 팬이었다는 이 지원자는 ‘왜 한국어 교사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한국 드라마와 노래를 좋아하는 요즘 학생들을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해외에서 ‘한국어 배우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과거 한국어 학습 열기는 한류(韓流)에서 비롯한 개인적 요인이 컸다면 최근 들어서는 한국어를 제2외국어 교과목으로 채택하는 등 제도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해외 초·중·고교 한국어 보급 사업의 일환으로 11일 58명의 한국어 교원이 한국어 수업을 위해 태국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국립국어원에서 ‘한국어교원 2급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은 내년 3월까지 태국 학교에 머물면서 학생들에게 제2외국어 정규 과목으로 채택된 한국어를 가르친다.
태국 ‘현지 한국어 교원 파견 사업’은 양국 정부가 201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교육 교류협력 사업이다. 우리로서는 해외 한국어 학습 수요와 질을 높일 수 있고, 태국으로서는 한국 전문가를 안정적으로 양성할 수 있다.
참여 교원들의 반응도 좋다. 지난해까지 약 6년 간 태국 깔라신에서 한국어 교원으로 근무한 황모(48·여)씨는 “태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미래이며 꿈”이라며 “한국어 공부로 미래를 만들고 있는 제자들은 내 지나온 삶의 보람이며, 기쁨”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유명 공립학교인 데모크라시프렙 학교는 2005년부터 한국어를 고교 필수 외국어로 배우도록 하고 있다. 터키는 최근 한국어를 제2외국어 정규교과목으로 채택했다. 프랑스도 올해 대입자격고사 바칼로레아에 한국어를 정식 시험과목으로 도입했다. 하반기부터는 국제섹션(희망 학생 대상으로 주 6시간 정도 이중언어로 수업)에 한국어를 추가했다.
이들 나라 중 한국어 학습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태국이다. 태국에서 한국어를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한 학교는 2010년 11개교에서 82개교로 7.5배 가까이 늘었다. 태국 최고 명문고인 뜨리암우돔쓱사 재학생을 비롯한 약 2만5000명의 중·고생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대학생과 성인 학습자까지 포함하면 4만∼5만명에 달한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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