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카오 시험을 치른 중국의 'AI 수학'의 모습. 출처=차이나 데일리. |
중국의 한 인공지능(AI) 기계가 고등학생들과 함께 대학 입학시험을 치렀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 데일리 등은 중국의 한 회사가 만든 AI 로봇이 중국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의 수학 과목에서 150점 만점에 105점을 받았다고 지난 8일 보도했다.
‘AI 수학’이라는 이름의 로봇은 중국 남부 쓰촨성 청두의 한 IT회사가 개발한 것이다. AI 수학은 중국 청화대의 최첨단 빅 데이터 기술, 인공 지능 및 자연어 인식을 기반으로 지난 2014년 개발됐다.
가오카오를 치르는 중국 학생들의 모습. |
가오카오가 시작된 지난 7일 AI 로봇은 학생들과 함께 2시간짜리 수학시험을 치렀다. 객관식과 주관식 문제 모두 20분가량의 짧은 시간 안에 풀어내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해당 로봇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 세계 랭킹 1위인 커제를 꺾은 것과 달리 시험 최고점을 받진 못했다. 시험에서 최고점은 135점으로 유지아라는 학생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I 수학을 개발한 업체 측은 패배의 원인으로 ‘주관식 문제’를 꼽았는데, 실제로 AI 수학은 단순 계산이나 복잡한 공식 암기가 필요한 수학 문제에서는 강세를 보였으나 투자 및 재무 관리 등의 용어가 들어간 주관식 문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 로봇은 지난 2월 가오카오 전에 치르는 예비 시험 수학 과목에서 150점 만점에 93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시험을 함께 치렀던 청두 티안푸 고등학교 43명 학생의 평균은 106점이었다.
AI 수학 개발의 총 책임을 맡았던 린 후이는 “로봇이 아직 복잡한 수학 논리를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점점 점수가 올라가고 있는 것을 보면 언젠가 학생들 못지않게 수학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 과학기술부 역시 2020년을 목표로 가오카오에서 유명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는 중국 대학과 IT 기업 등 30개가 넘는 연구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becreative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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