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는 23일 “북한이 엔진 시험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앞으로 또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자세한 설명은 삼갔다. 북한의 이번 로켓 엔진 시험이 지난 3월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참관 아래 진행한 로켓 엔진 연소시험의 연장선에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당시 시험 성공을 3·18혁명으로 부르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의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지상분출시험에서 굵은 불줄기와 연기를 내뿜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지난 3월 19일 방송했다. 자료사진 |
화성-12는 고각(高角)으로 발사돼 최고고도 2100㎞로, 약 780㎞를 비행했다. 탄두부에 500㎏의 물체를 실었다고 가정하고 정상 각도(30∼45도)로 쐈을 경우 비행 거리는 4000∼5000㎞에 달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일부 전문가들은 화성-12의 시험발사가 ICBM 1단 엔진 시험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3·18혁명 엔진 여러 개로 1단 엔진을 만들고 그 위에 2, 3단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ICBM을 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3·18혁명 엔진 시험을 한 지 3개월 만에 2, 3단 엔진으로 보이는 시험을 했다면 이는 ICBM 추진체가 완성단계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다만 보도가 사실일 경우 22일 실시한 엔진 시험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주목된다. 3월18일 엔진 시험에 성공한 다음날 북한 당국은 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각 매체를 통해 엔진 시험 성공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북한이 ICBM 시험발사라는 레드 라인(정책 변경의 한계선)을 넘지는 않되 한·미 정상회담(29∼30일)을 앞두고 2, 3단 엔진 연소시험을 함으로써 한·미 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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