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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들 약속한 듯 '모르쇠'… 60분 만에 끝난 국정농단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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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6 19:14:50 수정 : 2017-06-26 23: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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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증언거부… 재판 차질 우려 / 황성수 前 전무 등 3명 증인 출석 / ‘재판 받고 있냐’ 질문도 묵묵부답 / 재판부 “질문 소용 없어” 신문 중단 / 검찰 “조직적 증언거부 부당” 질타 “증인은 뇌물공여죄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나요.”(박영수 특별검사팀)

“죄송합니다. 답변을 거부합니다.”(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뇌물사건 재판이 삼성 측 관계자들의 잇따른 증언 거부로 약 1시간 만에 끝났다.

박 전 대통령 측의 무더기 증인 신청과 일부 증인의 거짓말 논란에다 증언 거부까지 겹쳐 국정농단 재판의 차질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증인들의 증언 거부 사태 등이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왼쪽부터),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삼성 뇌물`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각각 출석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황 전 전무는 증언거부권을 행사, 증인 신문이 또다시 무산됐다. 지난 19일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공판에는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와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측에 뇌물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이들은 지난 19일 증언대에 선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처럼 사전에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증언 거부 입장을 고수했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 존재를 알게 된 황 전 전무 등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 부회장과 함께 최씨 딸 정유라(21)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증인석에 앉은 황 전 전무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느냐’는 기본적 질문에도 답하지 않다가 특검 측이 “사실대로 말하든지 증언을 거부하든지, 왜 형사상 불리하다고 생각하는지 얘기하라”고 재차 요구하자 “모든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맞섰다.

수사 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조서가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에서도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말로 일관했다. 심지어 자신의 재판에서는 증거로 동의한 진술조서 관련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그는 삼성 측이 ‘유리한 증거’라고 적극 내세운 정씨의 연습용 말 ‘라우싱1233’의 국내 반입 여부와 경위에 대해서도 입을 닫았다.

재판부는 이날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황 전 전무의 말이 12차례 반복되자 “계속 질문해도 똑같이 거부할 것 같다”며 신문을 중단시켰다.

황 전 전무 변호인은 “저희는 원칙적으로 (증거로 동의한 조서도) 증언 거부권 대상에 포함된다고 본다”며 “구체적 거부 사유는 서면으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증인신문을 연기함에 따라 최 전 실장과 장 전 차장은 그냥 돌아갔고 재판은 일찌감치 끝났다.

검찰 측은 이날 삼성 측 관계자 전원의 ‘침묵 전략’에 대해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증언 거부는 부당하다”고 질타했다. 또 “본인 재판에서 모두 증거로 동의한 것조차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며 “증언 거부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27일 정씨를 다시 소환해 삼성의 말 지원문제 등과 관련한 보강조사를 한다.

정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삼성이 자신에게 지원했던 말 3마리를 되돌려 받은 뒤 더 비싼 블라디미르 등 2마리를 다시 지원한 과정은 삼성 측 제안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씨에게 특혜 지원을 한 적이 없다’는 삼성 측 주장과 배치된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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