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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피해자 보듬어 안는 검찰… ‘심리지원단’ 발족

입력 : 2017-06-29 21:34:44 수정 : 2017-06-29 21: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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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폭행 피해를 입은 여성 A씨는 사고 후 스트레스증후군, 수면장애 및 불안장애를 호소했다. 검찰은 정신보건임상심리사의 심리상담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정신건강치료를 병행, 심리피해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치료비 지원은 물론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A씨가 피해를 회복해가는 상황을 수시로 점검했다. ‘지속적 심리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검찰이 추가적인 심리상담 및 정신건강 치료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A씨는 기어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

#2. B(여)씨는 어머니가 살인사건 피해자가 되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충격을 받은 B씨는 이미 사망한 어머니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내는가 하면 귀신 등 악몽과 환시에 시달렸다. 유족의 부탁을 받은 검찰이 심리상담사를 섭외해 B씨를 상대로 총 20회에 걸친 가정방문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유족을 위로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심리상담사와의 상담을 통해 B씨는 공포와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고 결국 일상생활로 복귀했다.

#3. C(3)군은 부모가 다른 가족이 휘두른 흉기에 쓰러지는 범죄현장을 목격했다. 심지어 범행현장에 홀로 방치돼 심리적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었다. 사정을 안 검찰은 아동심리상담사와 가족상담사 등 자격을 보유한 17년 경력의 베테랑 심리치료사를 담당자로 지정해 C군을 상대로 맞춤형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심리상담사는 피해자 자녀가 아동인 점, 가족 간에 발생한 범죄인 점에 주목해 섬세하게 심리치유를 실시했고 C군은 차츰 또래 아이들과 비슷한 상태로 회복됐다.

검찰에 의한 범죄 피해자 심리지원 사업이 갈수록 활성화하는 가운데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박민표 검사장)가 29일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한국심리학회,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와 함께 ‘범죄 피해자 심리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 후에는 참여 기관들 간에 ‘범죄 피해자 심리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세미나는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심리치유 지원 현황 및 발전 방안’과 ‘범죄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 영향 및 효과적 심리치료 방안’ 2가지 소주제로 나눠 진행됐다. 1주제는 김남순 대검 피해자지원과장이 발표하고 김태경 서울동부스마일센터장, 윤수정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 교수, 정근재 김천·구미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2주제는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최준호 한양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 과장은 범죄 피해자 심리치료비 지원 현황과 관련해 “2015년 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457건의 범죄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정신건강 치료비, 심리상담비 합계 2억8430만원을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법무부가 위탁·운영하는 강력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전문 심리치료기관 ‘스마일센터’ 10곳과 연계해 범죄 피해자들에게 개인별 맞춤 심리치료를 지원하며, 생활관 운영을 통해 임시 거처를 제공함으로써 일상생활 복귀를 지원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세미나 이후 이뤄진 범죄 피해자 심리지원을 위한 MOU 체결에는 검찰과 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한국심리학회,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동참했다. 각 기관을 대표해 대검 박민표 강력부장,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김갑식 회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한용 이사장, 한국심리학회 김재휘 회장,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백종우 이사가 협약문에 서명했다.

한편 통합 심리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심리지원단이 이날 발족했다. 각 검찰청마다 전문가로 구성된 심리지원단을 만들어 범죄 피해자가 전국 어디서든 신속하고 체계적인 심리평가, 정신건강 의학과 진료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먼저 중앙에는 대검 피해자인권과 산하에 심리치유 관련 학회, 스마일센터, 한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중앙 심리지원 자문단’을 두고 각급 검찰청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상심리전문가, 정신보건임상심리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역별 ‘범죄피해 심리지원단’을 둔다. 심리지원단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14명, 정신보건 임상심리사 40명, 임상심리 전문가 11명, 임상심리사 16명, 청소년상담사 11명, 상담심리사 45명, 기타 관계자 123명 등 360명이 참여한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발생 즉시 전국 어디서든 전문가가 범죄 피해자에게 신속하고 체계적인 맞춤형 심리치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통합심리지원 체계를 구축한 것”이라며 “범죄피해 심리지원단 지원에 관한 문의는 각 검찰청 피해자지원실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1577-2584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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