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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나누며] “중증질환 치료, 가족 곁에서 받을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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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17 21:14:27 수정 : 2017-07-17 21: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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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의료·교육 외길’ 홍성희 학교법인 을지학원 이사장 / 을지대 캠퍼스·부속 병원 합친 국내 최대 규모 융복합의료시설 / 의정부 미군 반환기지에 조성 / 경기 북부 주민 의료기회 확대 / 중증·만성질환 중심 서비스 제공 / 편의시설 등 지역 랜드마크 될 것 “무슨 일이든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본질이 더 중요합니다. 겉보다는 내면이 우선돼야 길을 올바로 갈 수 있고, 도모하는 일도 잘 될 수 있는 거죠.”

홍성희 학교법인 을지학원(을지대학교·을지대병원) 이사장은 집무실이 작아 불편하지 않으냐는 물음에 “이보다 더 클 필요 있나요. 의사 진료실보다는 작지만 불편을 못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실보다는 외적인 성장과 이익 추구에만 몰두하는 요즘, 그의 일성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홍성희 학교법인 을지학원 이사장이 14일 서울 노원구 을지병원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의정부 캠퍼스와 병원 건립은 지역 의료는 물론 교육분야 개선과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지난 14일 서울 노원구 을지병원 모자보건센터에서 홍 이사장을 만났다. 집무실에 들어서자 흰 가운을 입은 그가 기자를 반갑게 맞아줬다.

제주 출신의 홍 이사장은 1990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성형외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을지병원에서 전공의를 마친 뒤 성형외과 과장과 재무이사, 병원장을 지냈다. 이어 지난 2월까지 을지병원 이사장을 지냈다. 을지학원 이사장(6대)은 2016년 8월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홍 이사장은 의료와 교육의 외길 27년을 오로지 환자와 학생만을 위해 걸어왔다. 그는 몸이 편하고 스트레스도 적은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직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의사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누군가 꼭 해야 한다면 그것을 내가 하면 어떨까. 어릴 적 언젠가 의사가 돼 병원이 없는 시골을 찾아다니며 무료 진료를 펼치면 참으로 멋지고 보람 있겠다고 꿈꿨죠”라며 의사가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인간사랑 생명존중’ 이념으로 지난 60년을 의료와 교육에 매진한 을지재단은 최근 경기도 의정부 금오동 반환 미군 캠프 에세이욘 터에 6000여억원을 투입, 4년제 대학인 을지대 의정부 캠퍼스와 부속병원 등이 합쳐진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의료시설을 착공하고 새로운 100년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는 미군공여지 개발에 2000억원 이상의 민간자본이 투자되는 국내 첫 사례로 꼽힌다.

홍 이사장은 “경기북부지역은 어느 곳보다 의료와 교육의 기회 확대가 필요한 지역이면서,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많아 병원과 학교를 세우게 됐다”며 “을지는 이를 통해 지역 의료·교육분야의 개선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는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문을 여는 대학과 부속병원은 소비자 수요창출 특성화 기반하에 보건의료 집중화와 바이오 융합화로 차별화된 양질의 의료·교육 서비스에 역점을 둬 기대가 크다.

대학은 지역 인재양성은 물론 시민들의 평생교육의 장이 되고, 인근 상권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을지대병원은 대학 부속병원으로 중증질환 중심의 첨단 의료서비스 제공과 함께 고령화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성질환에 대한 지역민의 의료욕구 충족을 위한 의료기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여성센터와 뇌신경센터, 소화기센터, 내분비센터, 심혈관센터 등 각종센터와 진료과를 갖추게 된다. 아울러 병원 내 감염관리를 극대화하고자 국내 최초로 청결 지역에 수술실을 배치하는 ‘로젯 시스템’도 도입한다.

홍 이사장은 지역 주민들이 암 같은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서울 등 다른 곳으로 갈 필요 없이 가족들 곁에서 치료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력 있는 의료진과 특화된 전문진료센터의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지역민들로부터 항상 신뢰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영상의학과 핵의학, 방사선종양학과 등에는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각종 첨단 의료장비도 대거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의료 외적으로는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피트니스 센터 등 각종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서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면서 “병원 앞 인접 공간에는 문화와 예술을 언제나 접할 수 있는 테마형 갤러리 정원도 꾸며 시민들이 힐링하는 장으로 만들겠다”고 홍 이사장은 전했다.

그는 최근 을지대 의정부 캠퍼스와 부속병원 건립에 재단 회장이자 부군인 박준영 회장과 함께 사재 1억원을 출연,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기도 했다. 

홍 이사장 부부의 기부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학교발전 기금으로 사재 10억원을 출연한 바 있으며, 2015년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15일간 코호트 격리됐던 병원 직원들에게 1억원을 위로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특히 2013년 타계한 재단 설립자 고 범석(凡石) 박영하 박사의 나눔 정신과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박준영 회장과 유가족은 고인의 주택을 포함한 전 재산 172억원을 을지학원과 병원에 통 크게 기부한 바 있다.

홍 이사장은 “의정부 캠퍼스와 대학병원 건립은 매우 뜻 깊고 중요한 사업”이라며 “사회공헌 역시 을지의 기본정신이면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웃으며 말했다.

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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