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천안시 병천면 매성리 지인의 오이 비닐하우스에서 피해복구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박경숙(여·46·천안시 쌍용동)의 말이다. 박씨는 16일 폭우로 병천에 큰 물난리가 나 오이 재배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날인 17일 한달음에 지인의 농장을 찾았다. 쑥대밭으로 변해버린 비닐하우스에서 이틀째 일손을 돕고 있는 그는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지인들과 함께 피해농가들을 찾아 일손돕기를 범위를 더 늘릴 계획이다.
지난 16일 폭우로 천안시 원성2동 주택 40여채가 침수됐다는 소식을 들은 조의상씨는 봉사단체 회원 8명과 함께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수재민들의 대피를 도왔다. 천안시 1365구조단 단장을 맡고 있는 조씨는 이날 청소년 200여명을 대상으로 물놀이 안전체험과 심폐소생술 교육을 마치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온터라 점심도 거른 상태였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조씨는 나흘째 복구지원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천안희망나눔 봉사센터 회원 80여명은 체계적인 봉사활동으로 수재민들을 돕고 있다. 적십자 회원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해 침수지역을 청소하고 밥차를 활용해 이재민들과 피해복구에 나선 군부대 장병들을 위해 밥을 지어나르고 흙탕물에 젖은 빨래를 해 내고 있다. 적십자사 천안봉사센터는 흙탕물에 젖은 의류와 침구류가 많아 감당이 어렵자 적십자사 부산지사와 충남지사로부터 각각 5t과 1t 세탁차량을 지원받아 수재민들을 돕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충남농업기술원은 굴삭기 2대와 100여명의 인력을 복구현장에 투입했다. 이들은 수신면 장산리를 방문해 오이 비닐하우스 30여동에서 오이 밭 잔재물 처리와 농수로 토사제거 등 침수피해농가 시설하우스 복구를 도왔다.
화랑훈련까지 취소하며 복구 작업에 나선 특전사 장병 등 군병력 600여명은 피해가 집중된 북면과 수신면 병천면 등에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천안지역 의용소방대원과 주민자치협의회원 새마을 지도자 등 민간자원봉사자 500여명, 공무원 500여명도 피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천안에서 수해복구지원에 나선 자원봉사인원은 5000여명에 이른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폭우가 쏟아진 지난 16일 천안시 북면 은석초 등교길이 진흙구덩이로 변하자 현장에서 교육감을 못 알아보는 주민들과 함께 복구에 나선 사실이 뒤늦게 전해져 화제가 됐다. 천안시의회 전종한 의장 등 의원 14명과 사무국 직원 12명은 18일 동면 덕성2리 수해농가를 찾아가 복구 작업을 벌였다. 이날 천안시의회는 서울에서 대한민국의정대상을 받기로 했으나 시상식에 참석치 않고 자원봉사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침수된 주택 안방을 덮친 흙과 오물 등을 빗자루와 걸레 등으로 청소하고 흙탕물에 젖은 옷가지와 생활필수품을 세척하고 건조했다.
생필품을 비롯한 물품지원과 성금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프라지움 건설(대표 박기완)이 10kg들이 쌀 1000포와 생수 1만병 등 3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수재민들에게 전달한 것을 비롯해 기업체와 사회단체에도 수천건의 물품지원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수해로 큰 피해를 입었던 천안은 민·관·군의 수해복구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사진설명:육군 32사단 99연대와 특전3공수여단 장병들이 천안시 수신면 장산리에서 수해복구 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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