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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한·중 수교 25주년… 내실있는 행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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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26 21:10:46 수정 : 2017-07-27 01: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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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때문에 얼어붙은 양국관계 해빙 계기 기대 다음달 24일이면 한·중 양국이 국교를 수립한 지 25년이 된다. 이상옥 외무장관과 중국 첸지천(錢基琛) 외교부장은 1992년 8월 24일 베이징 영빈관에서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 간의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이로써 양국은 6·25전쟁 이후 40년간의 갈등을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1990년 옛소련과의 수교에 이어 한·중 수교까지 성사시킨 한국은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경제적으로도 중국시장 진출이라는 교두보도 구축했다. 중국도 한국과의 수교를 통해 향후 서구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남북 모두와 수교함으로써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도 확대했다. 


이우승 베이징 특파원
이 같은 서로의 장점을 기반으로 양국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불과 5년 전인 2012년 수교 20주년에는 신문, 방송 할 것 없이 모든 언론이 양국 관계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최대 교역파트너’,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괄목할 만한 성장’ 등 양국 관계를 수식하는 화려한 수사들이 신문을 장식했다. 이제는 경제교류를 넘어 정치·외교 협력을 강화할 때라는 주장도 많았다.

25년을 맞는 현재의 한·중 관계는 냉랭하기 그지없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탓이다. 새 정부 초기 일대일로(一帶一路) 정부 대표단과 대통령 특사를 잇달아 보내면서 모색했던 ‘반전 시도’도 한풀 꺾인 모양새다. 사드 문제가 계속 이어지면 대중 외교는 물론 북핵 대응, 한반도 정책, 나아가 우리의 안보외교 자체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경제적으로도 손실이 크다. 그만큼 사드 문제 해결은 중요한 사안이다.

정부는 신발끈을 다시 조여매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를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주중 대사 교체가 시급하다. 현 김장수 대사의 능력은 별개 사안이다. 문재인정부는 이념과 성향은 물론 대외정책부터 경제·사회 정책에 이르기까지 이전 정부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새 정부의 이념과 대외정책 기조에 맞는 새로운 대사가 오는 것이 사드 외교의 시작일 수 있다. 또 정상회담을 포함해 다양한 레벨의 접촉도 확대해야 한다. 사드 문제는 양국 정상 간 단 한 번의 만남으로 해소되기가 쉽지 않은 고차원적 외교 사안이다. 사드 및 북핵 특사단 파견, 사드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실시 계획이 발표되면서 중국의 기대치를 한껏 높인 상황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중국이 희망하는 대로 사드 배치를 철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다양한 레벨의 접촉으로 사드에 대한 중국의 기대치를 서서히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 지난달 20일 베이징에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 양국 외교차관급 대화가 재개됐다. 사드 갈등으로 중단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이 같은 고위급 대화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 또 하반기엔 에이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동방경제포럼 등 다자 정상외교 무대가 적지 않다. 정상 간 스킨십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다양한 기회를 통해 자주 접촉한다면 서로간의 신뢰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수교 25주년 행사를 위한 양국 정부 간 논의가 한창이다. 정상회담을 포함한 양국 간 고위급 만남을 비롯해 리셉션과 사진전, 각종 학술세미나 등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현재의 불편한 관계를 의식해 크고 화려한 행사를 욕심낼 수 있지만 지금은 내실을 기할 때다. 아무쪼록 이번 행사가 얼어붙은 양국관계에 온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우승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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