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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한반도 '일촉즉발' 위기…손발 없는 트럼프 외교·안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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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11 15:07:47 수정 : 2017-08-11 15: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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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위기 상황을 관리해야 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외교·안보팀은 머리만 있고 손발이 없다. 국무부, 국방부 등 핵심 외교·안보 부처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실무 책임자 자리 대부분이 공석으로 남아 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지 반년이 지났지만 대북 문제 담당 핵심 포스트에는 지명자조차 없는 상태이다. 트럼프 정부는 이 같은 책임자 부재 사태를 대행 체제로 간신히 꾸려가고 있다.

◆북한 전담 실무 총책임자 부재 사태

미국의 CNN 방송은 “북·미 간 긴장 고조로 모든 시선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 쏠리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가 외교·안보팀의 책임자를 지명조차 하지 않았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령이 북한에 ‘분노와 화염’ 위협을 가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괌 주변 미사일 공격을 구체화함으로써 북·미간 군사 충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의 관심은 대북 군사 대응 전략을 전담하는 미 국방부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미 국방부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자리는 비어 있고, 데이비드 헬베이(David Helvey) 아·태 차관보 대행이 이 공백을 메우고 있다.

미 외교·안보팀에서 국방부 아·태 차관보의 카운터파트인 국무부의 동·아태 차관보 자리 역시 공석이다. 국무부 동·아태국은 정통 외교관 출신의 수전 손턴 차관보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전임 버락 오바마 및 조지 W. 부시 정부와 비교할 때 외교·안보팀의 고위직 인선 작업을 무한정 늦추고 있다. 오바마와 부시 정부는 국방부와 국무부 아·태 차관보 임명 작업을 정부가 출범한 해의 6월까지 모두 마쳤었다.

한반도 긴장 고조 속에서 한·미 간 핵심 대화 창구 역할을 하는 주한 미국 대사도 오리무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사 후보자조차 지명하지 않았고,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하마평조차 잘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주한 미국 대사는 마크 내퍼 대사 대행이 맡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주한 미 대사를 유임했었고, 부시 정부는 8월 1일에 임명 절차를 마쳤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무부 등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군사·안보 전략을 담당하는 핵심 실무 총책도 없다. 국무부의 군축 및 국제 안보 담당 차관 자리가 여전히 텅 빈 상태이다. 이 자리는 미국의 비확산, 군축, 지역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이다. 오바마는 5월에, 부시는 6월에 이 자리를 서둘러 메웠었다. 국무부의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 군축 및 국제 안보 담당 차관보 자리도 비어 있다.

북한 핵· 미사일 위기가 고조되면서 미국 정부 내에서 부처 간 손발이 맞지 않아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한의 ‘정권 종식’과 ‘국민 파멸’을 경고하는 등 초강경 대응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의 위협이 말뿐”이라며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고 있다.

국무부와 국방부 간 입장 차이를 조정하는 일은 국무부의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의 몫이다. 트럼프 정부에서 이 자리에 누가 앉을지 감감 무소식이다. 오바마와 부시 정부는 6월까지 이 자리의 주인을 찾아주었다.

조지프 윤
◆혼자 뛰는 조지프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

트럼프 정부 외교·안보팀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한국계 조지프 윤 대북 정책 특별대표이다. 윤 특별대표는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전임 오바마 정부가 그를 발탁했었다. 트럼프 정부는 오바마 정부가 임명했던 고위직을 거의 모두 잘랐으나 윤 특별대표만큼은 그대로 유임했다. 

‘국가전복음모죄’로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미국으로 송환됐으나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가 생전인 지난해 2월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윤 특별대표는 6자 회담 미국측 수석 대표를 맡고 있다. 윤 특별대표는 또한 국무부 동·태국에서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를 겸임하고 있다. 그는 한반도 위기 와중에 한국, 중국, 일본 및 동남아 국가 등을 수시로 방문해 대북 정책을 조율하고 있다. 윤 특별대표는 특히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을 위해 북한 측과 막후 협상을 주도했다. 윤 특별대표는 지난 6월 12일 미국인 의사 2명만 데리고 북한을 극비리에 방문해 웜비어를 미국으로 데려왔다.

◆트럼프 정부의 고위직 임명 지연

미국의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면 약 1200개의 고위직을 새로 임명하게 된다. 행정부의 차관보급 이상 자리는 의회 청문회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고위직 임명이 늦어지는 게 관행이다. 그렇지만 트럼프 정부는 역대 정부와 비교할 때 고위직 임명이 현저하게 느린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9일 현재 1200여 명 중 277명의 고위직을 지명했을 뿐이다. 오바마는 이 시점까지 433명, 부시는 414명을 지명했었다. 트럼프 정부에서 의회 인준 청문회를 거쳐 현재까지 임명 절차가 끝난 고위직은 고작 124명에 불과하다. 트럼프 정부는 출범 반 년이 지난 시점에 고위직의 10%가량을 채웠을 뿐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미국 역대 정부 외교·안보팀 북한 관련 업무 실무 책임자 임명 완료 시점 (자료: CNN)

▲ 국무부 군축 및 국제 안보 당당 차관 △조지 W. 부시: 2001년 5월 8일 △버락 오바마: 2009년 6월 25일 △도널드 트럼프: 공석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조지 W. 부시: 2001년 4월 26일 △버락 오바마: 2009년 6월 25일 △도널드 트럼프: 공석 ​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 △조지 W. 부시: 2001년 5월 22일 △버락 오바마: 2009년 6월 19일 △도널드 트럼프: 공석

▲주한 미국 대사 △조지 W. 부시: 2001년 8월 1일 △ 버락 오바마: 대사 유임 △도널드 트럼프: 공석

▲국방부 아·태 차관보 △조지 W. 부시: 해당 직위 없음 △ 버락 오바마: 2009년 5월 7일 △도널드 트럼프: 공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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