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관계자들이 16일 경기 남양주 마리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달걀을 폐기처분하고 있다. 전날 경기 남양주·광주에 이어 이날 강원 철원·경기 양주·충남 천안·전남 나주에서도 피프로닐과 기준치 이상의 비펜트린이 검출됐다. |
이달 초부터 유럽 등지에서 살충제 달걀 파동이 커졌지만 정부는 최근 “국내에는 살충제 달걀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안전하다”고 발표한 지 나흘 만에 살충제 달걀이 검출됐다.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와 광주에서 첫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뒤 16일 현재까지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등 살충제 성분이 나온 농장은 모두 6곳으로 늘었다. 지금까지는 주로 대규모 사육 농가여서 앞으로 소규모 농가로 검사가 진행되면 추가 검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 재개한 대형마트 16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정부가 안전하다고 인증한 ‘안심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남정탁 기자 |
그럼에도 방역 당국은 살충제 성분이 나오고 나서야 부랴부랴 전수조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관리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가 살충제 달걀을 확인하고도 8시간 넘게 일선 현장에 통보하지 않은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방역당국은 지난 14일 오후 남양주의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을 확인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4시에 관계기관들과 대책 회의를 열었지만 8시간40분 뒤인 오후 11시40분에야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때까지도 경기도와 남양주시에는 통보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아무것도 조처되지 않았고 마리 농장에서는 이날 달걀 2만여개가 농협과 도매상 등에 출하됐다. 현장인 남양주시에는 오후 11시48분 전자문서로만 공문이 전달됐다. 피프로닐을 판매한 약품업체 조사도 이틀이 지나서야 진행되고 있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6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취임 후 첫 업무보고를 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국내산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어 전국의 주요 대형마트에서 달걀란판매를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한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안내데스크에 반품된 달걀이 쌓여 있다. 이제원기자 |
농관원 관계자는 “농관원이 직접 검사를 하는 것은 아니고 민간업체 등을 통해 인증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친환경 인증 농가의 경우 어떠한 농약, 살충제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이번에 적발된 곳 중 대부분이 친환경 인증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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