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92년 수교 당시 63억8000만달러에 불과했던 한중 교역량은 2016년 33.1배 늘어난 211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일, 한·미 간 교역량이 각각 2.3배와 3배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유례없는 수준이다. 이 사이 중국은 한국 최대 수출대상국이 됐고,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이 4대 수출국가로 거듭났다.
한국은 지난해 중국에 47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홍콩과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중국에 많은 투자를 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인적교류 역시 활발하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의 비율은 46.8%로 가장 높았다. 중국을 찾는 한국인 비중 역시 17.1%로 1위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은 멀어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수출경합도는 1998년 37.9에서 2015년 44.8까지 높아졌다. 수출경합도는 수출구조의 유사함을 나타내는 수치로, 100에 가까울수록 경쟁이 심하다는 의미다. 중국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제품은 디스플레이(93.6)와 반도체(62.4) 등으로 한국의 주력 산업분야와 겹친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협력 성과를 지속하기 위해서 정치·외교적 갈등과 분리해 경제협력을 이어가야 한다”며 “2018년 예정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야 후속협상을 통해 경제교류 범위를 넓히는 등 민간 경제교류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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