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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인', '인적자원'이 금지어?… 용어 바꾸는 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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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10 13:00:00 수정 : 2017-09-10 10: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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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탈리안 스테이크하우스 체인점 다비오스에서는 ‘고용인’이라는 단어가 금지돼있다. 대신 직원에게 ‘내부 손님’이라는 표현을 쓴다.

스티브 디필리오 최고경영자(CEO)는 “나는 고용인이라는 말이 끔찍하다고 생각한다”며 “고용인은 일에 매진하게 만드는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많은 요리사가 일자리를 찾아 여러 식당을 옮겨 다니는데, 내부 손님이라는 용어를 쓰면 그들이 대우받는다고 느끼고 안착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동시에 식사를 하러 오는 ‘외부 손님’에게 식당의 핵심 가치를 설명할 수도 있다.

8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처럼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기 위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를 새롭게 바꾸는 회사들이 느는 추세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부를 둔 소프트웨어 회사 GSOFT는 최근 ‘인적자원(인사부)’이라는 부서명이 너무 비인간적이라는 이유로 ‘조화로운 집단행동’이라는 부서명으로 대체했다.

앞서 애플은 애플스토어에 상주하는 전문기술직원을 ‘지니어스’라고 이름 붙였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엔지니어를 ‘혁신 셰리파’라고 부르는 등 주로 창의성을 중시하는 기업에서 새로운 이름 붙이기를 시도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용어 대신 새로운 용어로 대체하는 것이 직원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댄 케이블 런던비즈니스스쿨 조직행동학 교수는 “새로운 용어가 직원을 더 창조적으로 만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언어를 비틀어 건강한 참여와 자기성찰로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며 “한두 단어로 끊임없이 회사의 고유한 가치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금지어 등의 언어규칙을 남발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미국 브랜드 컨설턴트 리사 메리엄은 “회사는 쿨해 보이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며 “명확하고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대체할 새로운 단어를 선택하면 혼란이나 불신을 초래할 수 있으며 직원들이 회사에 경멸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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