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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미 새로운 세컨더리 보이콧 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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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30 18:05:16 수정 : 2017-10-30 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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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세미나 미국의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공동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지역 안정을 위해서는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하며 지역 내 미군 주둔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약 60쪽 분량의 ‘아시아·태평양 전략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 추이를 향후 아·태 지역 내 세력 구조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변수로 꼽았다. 보고서는 “미국은 기존의 규범에 기초한 국제적 질서에 기반해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해 왔지만 최근 중국은 (이러한 기존 국제질서에)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기존의 미국의 대중 전략이 현명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애틀랜틱 카운슬 공동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스티븐 해들리 미국 애틀랜틱 카운슬 이사회 부이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고서는 중국의 부상에 상당한 경계심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보고서는 “지난 수십 년간 아·태 지역 질서가 유지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 덕분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군의 현대화와 A2AD(반접근지역거부) 전략 등으로 인해 미국 군사력의 우위가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가 앞으로도 유지되기 위해서는 한·미·일 지역 안보 동맹 재조정 및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워싱턴은 지역 동맹과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며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역내 안보 제공자로서의 확실한 공약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질서의 안정적 미래를 위해서는 미군 주둔이 필수적이며 역내 국가가 맞닥뜨린 북핵위협을 비롯한 여러 안보 위기에 효과적 대응을 위해서는 동맹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요 골자다. 보고서는 “워싱턴은 지역 동맹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한·미·일의 긴밀한 안보 공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북핵 해법인 ‘최대압박과 최대관여’와 관련해서도 미국의 적극적 태도를 주문했다. 보고서는 “워싱턴은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독자적 대북 제재에 나설 것을 바라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며 중국의 보다 적극적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새로운 세컨더리 제재를 가해야할 필요성을 적시했다. 보고서는 “새로운 세컨더리 제재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직접 관련된 사업을 하는 구체적인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을 정교하게 목표로 삼아 시작돼야 하고 압박 강화를 위해 점점 범위는 확대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보고서의 주요 내용 발표에 이어진 토론에서는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구도에 따른 중국의 반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종욱 국립인천대 중국학술원 원장은 “한가지 잊지 말아야할 것은 중국이 동맹의 재조정에 대한 민감성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중국은 20세기에 미국, 일본, 옛 소련과 전쟁을 벌였던 유일한 국가”라고 우려했다. 정 원장은 얼마 전 종료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언급하며 “중국이 100년, 200년 전 당한 한풀이를 하는 게 분명히 느껴진다”며 “미국과 미국의 우방이 추구하는 국제질서의 기본인 글로벌리즘과 중국의 민족주의가 상충하는 상황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우리의 과제”라고 짚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이 기존의 동맹·우방 관계가 주도하는 국제질서 논리로만 대응하는 것은 중국이 부상하는 상황에 적절한 대응책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시진핑은 2기 집권에 성공한 뒤 자신의 임기 중 맞이하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 1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하고 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과거 중국 역사에서 군사강국이었던 한나라와 문화강국이었던 당나라의 영광을 되찾을 기반을 닦겠다는 비전을 제지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런 중국의 국가목표와 국가전략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 제시 없이 아시아 역내 동맹국들과의 협력이 원만하게 이루어질지 의문”이라며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경제·사회·문화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한반도와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해나갈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전통적으로 인접국가들을 상대하는 데 있어 미국과는 다른 방식의 외교를 해왔다”며 “군사·경제 중심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유지해온 미국이 중국이 전통적 중국식 외교를 하면서 중화부흥을 향해 돌진할 때 중국을 견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사전에 준비한 발표문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이 미국의 아·태 지역 내 리더십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이 중앙아시아 무슬림 지역을 거쳐 유럽으로 나가게 되어 있다”며 “그 과정에서 무슬림 호전세력과 중국이 협조관계를 형성할 경우 미국의 아시아 리더십 유지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아시아 동쪽에서 (한·미·일 삼각협력으로)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려고 하다가 아시아 서쪽에서 미국이 곤란을 겪으면서 동쪽에서 국제 정치적 추동력도 약화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미·중 간 경쟁구도 및 북핵문제 위기 속에서 한국이 보다 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야한다는 지적이다. 장달중 서울대 명예교수는 “우리가 우리와 가장 가까운 우방국에서 한국 외교가 뭐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한국에 공공외교가 있느냐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이런 소리를 지난주 미국 쪽 인사에게서도 듣고 지지난 주에는 일본 고위 외교 관계자한테서도 들었는데 우리가 좀 더 외교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아시아의 변화된 환경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명예교수는 “미·소 냉전시대의 게임은 합리적 플레이어를 전제로 한 게임인데 지금 우리가 직면한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게임판은 합리적 플레이어를 전제로 한 게 아니다”라고도 우려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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