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의 거품을 빼고 '스몰웨딩(작은결혼)'을 치르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전에는 연예인 등 특별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일반인들의 작은 결혼식도 흔히 볼 수 있다.
두 남녀의 결합보다는 '집안간의 만남'으로 여기는 문화가 강한 한국에서 체면치레용으로 다수의 하객을 초대해 '공장식'으로 치르는 결혼을 거부하는 것이다.
대신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하고, 개성을 담아 꾸미는 등 예식 자체의 가치와 의미에 초점을 맞춘 결혼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체면치레용 결혼식 No
이런 가운데 스몰웨딩이 아닌 '궁상웨딩'이라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스몰웨딩을 둘러싸고 설전이 벌어졌다.
하객 접대 음식으로 마트에서 파는 쿠키를, 답례품으로는 천일염을 내놓았다는 스몰웨딩 후기 게시글이 논란의 발단이었다.
스몰웨딩을 꿈꾸는 이들은 많지만, 정작 실현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일단 부부가 될 두 사람의 뜻이 맞아야 하고, 양가부모의 뜻도 같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그동안 낸 축의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마땅한 장소를 찾는 것도 여의치 않다. 결혼식 준비도 대부분 스스로 해결해야 하니 번거롭고, 비용이 더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스몰웨딩 꿈꾸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적지 않아
스몰웨딩은 업체를 끼지 않고 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하고, 부모의 의견도 반영하다 보면 트러블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웨딩컨설팅업체 듀오웨드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 7692만원 중 예식장과 웨딩패키지(스드메)등 예식에 들어가는 비용은 2214만원이었고, 예물 예단, 혼수, 신혼여행을 포함한 예식 외 비용은 5478만원이었다.
예물, 예단, 혼수, 신혼여행은 당사자들 위한 것이라고 해도 순수 예식에 들어가는 비용은 대부분 축의금으로 충당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몰웨딩의 경우 규모 자체가 일반 예식(300~500명)보다 현저히 적은 50~150명 수준이다. 그렇다보니 축의금을 받아도 적은 액수거나, 아예 받지 않는 경우도 있어 예식 과정에서 지출되는 비용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직접 발품을 팔면서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에 드는 비용도 일반예식보다 부담으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친인척과 지인들의 경우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하면 “내가 그리 친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에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해 결과적으로는 스몰웨딩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듀오웨드 관계자는 "불필요한 비용을 아끼려고 스몰웨딩을 준비하지만, 막상 본인이 챙겨야 되는 게 많아 일반예식보다 시간, 경제적 부담이 많이 발생한다"며 한번뿐인 예식인 만큼 예비부부의 환경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