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는 2일 “국방부 정책실장에 해병대 중령 출신인 여석주(55·해사 40기)씨가 내정된 것으로 안다”며 “지난달 청와대가 인사검증 절차를 마친 만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실장은 주로 현역과 예비역 육군 중장이 독점해 왔다는 점에서 해병대 출신 기용이 이뤄지면 이례적이다. 정책실장은 국방부 장관 아래에서 △대북 군사정책 △한·미동맹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방개혁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 등 핵심 군사 현안을 다루는 국방정책 컨트롤타워와 같은 자리다.
군 관계자는 “국방정책을 다루는 요직에 해병대 영관 장교 출신 민간인을 배치한다는 것은 육군이 주도해온 군 기득권 문화를 허물고 새 정부가 추진 중인 국방개혁에 대한 육군의 입김을 차단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씨는 청와대 비서실 상황 장교와 합동참모본부 해외파병과, 주미대사관 무관 보좌관을 거쳤다. 국방부 정책실에서도 전역하기 전 약 3개월(2009년 8∼10월)간 근무했다. 2010년 7월 중령으로 예편한 뒤에는 화물운송업체를 설립해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2년 합참 근무 시절 ‘서해교전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제구실을 못하는 등 현재의 안보위기 관리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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