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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호, 푸른영토, 1만3800원
말, 글, 뜻(권상호, 푸른영토, 1만3800원)=
한자와 문자의 유쾌한 해부와 그 속에 담긴 세상살이의 노래를 담았다. 책은 수많은 한자를 다루지만, 기존의 딱딱한 한문책과 차별점을 둔다. 저자는 국문학도로서 문자의 유래를, 서예가로서 그것의 예술적인 가치를 말하며 인생의 여행자로서 그것을 일상어로 풀어낸다. 도정의 유희를 통해 서예와 문자 속에 숨어 있는 인생살이를 깨닫는 재미가 흥미롭다.

유령의 자연사(로저 클라크, 글항아리, 1만8000원)=인류와 유령이 함께해온 지난 수백 년의 역사를 깊이 있게 짚은 책. 저자인 로저 클라크는 일찍부터 유령 현상을 진지하게 탐구했고 영국 심령연구학회 최연소 회원이 된 인물이다. 책은 다양한 역사 속 유령 목격담을 생생하게 되살려내면서 시대와 문화에 따라 유령을 둘러싼 담론의 성격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준다.

혁명의 러시아 1891~1991(올랜도 파이지스, 어크로스, 1만8000원)=영국 런던대 버벡칼리지 역사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이 책에서 러시아 혁명을 1917년을 전후한 단기간의 사건으로 보지 않는다. 제정 러시아 시대인 1891년 대기근에서 출발해 1917년 이후의 독재와 테러, 1991년 소비에트 연방 몰락까지 이르는 100년의 지평에서 혁명을 살핀다. 출판사는 “ 러시아 혁명과 공산주의 이상이 어떻게 현실에서 왜곡되고 실패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전 과정을 혁명의 계승과 진행이라는 관점에서 서술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왕즈훙, 산지니, 2만원)=‘타이베이를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저항의 도시로서 타이베이를 조명했다. 실제 일어난 일이지만, 화려한 불빛에 가려져 잊히고 있는 이야기를 조명한다. 타이베이 내 52곳의 역사 현장을 돌아보면서 국가권력, 자본주의, 이성애주의 등 주류에 맞서 온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건의 정치(마우리치오 랏자라또, 갈무리, 1만9000원)=이탈리아 출신의 좌파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1999년 미국 시애틀에서 펼쳐진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반대 시위를 본 뒤 자본주의 체제에서 지향해야 할 ‘차이의 정치’를 논한 책. 저자는 노동시장이 유연화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별이 확대되고, 이른바 워킹 푸어가 늘어나는 점을 거론하면서 종래의 노동운동은 사회를 개선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 1·2(게오르크 루카치, 나남, 2만원)=헝가리에서 태어난 마르크스주의자 게오르그 루카치(1885∼1971)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쓴 작품. 출간 시점은 1984년이며, 프롤레고메나는 칸트가 쓴 비판철학 입문서의 제목이다. ‘역사와 계급의식’의 저자로 유명한 그는 이 책에서 공산주의의 관점으로 마르크스가 쓴 글을 독해한다. 이를 통해 스탈린으로 만신창이가 된 공산주의의 복권을 시도한다.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을 읽는 시간(나카마사 마사키, 아르테, 2만4000원)=‘악의 평범성’으로 잘 알려진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1906∼1975)가 집필한 ‘인간의 조건’ 해설서. 인간의 조건에서 아렌트는 전통적인 위계가 노동 중심의 위계로 바뀌면서 인간이 세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을 잃게 됐다고 비판한다. 일본 가나자와대 교수인 저자는 아렌트 철학의 특징과 현대 영미 철학에서 아렌트의 사유가 던지는 시사점을 설명한다.

내가 사랑한 세계 현대미술관 60(고영애, 헤이북스, 2만7500원)=15년이 넘게 세계 곳곳의 미술관을 촬영하고 글을 써온 작가 고영애씨가 12개국 27개 도시에서 찾은 60곳의 현대미술관을 소개한 책.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 옛 화력발전소를 개조한 영국의 테이트 모던, 회색 공업도시의 풍경을 단숨에 바꿔놓은 스페인의 구겐하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모리 등 빼어난 건축미를 보여주는 유수 미술관을 망라했다.

마음을 치유하는 25가지 지혜(김영선, 생활성서사, 1만3000원)=성경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필요한 지혜와 교훈을 들려준다. 광주가톨릭대학교에서 구약성경을 가르치는 김영선 수녀가 월간 ‘생활성서’에 ‘구약인물과 함께 하는 치유여정’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들을 묶었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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