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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4대 경제지표 개선에도 '디플레 탈출선언' 못하는 이유는

입력 : 2017-11-17 16:01:35 수정 : 2017-11-17 1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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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지표 25년만에 플러스…탈출선언해버리면 정권전략에 차질
10월 5일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종합면세점 `라옥스` 아키하바라본점을 찾은 중국인관광객들. 주춤했던 일본 중국인관광객들의 왕성한 소비는 되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
일본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부진 속 물가하락)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약한 소비 등에 발목이 잡혀 '디플레 탈출 선언'은 못하고 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내각부는 16일 경제재정자문회의(의장 아베 신조 총리)에서 "디플레 탈출을 위한 국면 변화가 보인다"고 규정했다.

다만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의 상승 폭이 일본정부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 따라서 확실하게 디플레에서 탈출하려면 임금 상승을 바탕으로 한 소비 회복이 불가결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디플레 탈출 선언을 위한 기준으로 4가지 요소를 중시한다.

올 3분기(7~9월)에 'CPI', 종합물가지수인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임금동향을 나타내는 '단위노동비용' 등 세 가지 요소가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를 나타냈고, 수요공급 밸런스를 보여주는 'GDP갭'은 수요초과인 플러스 폭이 커졌다.

이로써 네 가지 요소가 모두 플러스가 됐는데, 이는 1992년 3분기 이래 25년 만이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환경에서는 벗어났다고 보는 근거다.

일본경제는 1990년대 전반의 거품경제 붕괴로 자산가격이 폭락했고 부실채권 처리를 미루다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나 소비세 인상, 금융 불안이 겹치면서 경제가 다시 수축했다.

일본정부는 2001년 3월 패전 후 처음으로 "완만한 디플레이션에 있다"고 인정했으며 일본은행은 양적 금융완화를 도입했다. 이후 세계경제의 회복을 지렛대로 물가하락 압력은 약해졌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2008년에는 이른바 리먼 브라더스 사태라는 세계 금융위기로 글로벌 차원에서 수요감소가 나타나면서 디플레이션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 버렸다.

일본은행은 2013년 4월 차원이 다른 돈 풀기로 엔고를 엔저로 전환하고, 정권에 의한 재정투입이나 엔화약세를 버팀목으로 경기회복이 장기화하면서 2016년 말에는 수요부족을 해소했다.

20여년 전부더 시작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난이 고령자나 여성의 취직을 촉진하면서 가계 전체의 소득이 완만하게 늘어난 것도 물가 정상화를 뒷받침했다.

다만 본격적인 디플레 탈출에는 아직 한 뼘 모자라 시간이 필요하다. CPI 상승은 소폭이고, 임금상승이 소비를 끌어올려 물가를 밀어올리는 경기 선순환 구축에는 이르지 못했다.

디플레 탈출 선언은 아베 정권의 운용전략과도 긴밀하게 연결돼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측면도 있다. 디플레 탈출 선언으로 경제환경이 바뀌면 돈 풀기 등 정책을 계속하기 어려워 딜레마이다.

향후 정치일정도 고려 요인이 되고 있다. 장기집권을 위한 2018년 자민당 총재선거나 2019년 여름 참의원선거 등의 일정이 디플레 탈출 선언을 멈칫거리게 한다. 아베노믹스 혜택을 실감 못 하겠다는 지적도 신경 쓴다.

무엇보다 아베 정권으로서는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 완화나 재정 투입이라는 카드를 계속 가동하면서 정국의 고비를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인 것 같다. 이것이 디플레 탈출선언을 제약한다.

디플레 탈출을 선언해버리면 금융이나 재정 조치를 계속하는 명분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작년 소비세 증세의 연기와 28조엔의 경기부양 대책을 실행한 것도 디플레 탈출이 명목이었다.

디플레 탈출이라는 목표가 없어지면 마이너스 금리와 같은 부작용이 있는 대규모 금융완화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도 어려워진다. 디플레 탈출 선언이 정권운용전략과 엉켜있는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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