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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이러지도 저러지도"…갈피 못 잡는 지진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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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19 16:27:23 수정 : 2017-11-19 16: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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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조사와 복구 더디고 거동 불편한 노인 대책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로 못하고 불안하기만 합니다”

지진발생 5일째를 맞은 경북 포항은 19일 오전 올들어 가장 추운 영하의 날씨를 기록하는 등 하루종일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와 가까워 피해가 집중된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와 용천리 일대 주민들은 “포항시를 비롯한 관계당국이 아직도 정확한 조사조차 실시하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16일 오전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한 민가 담벼락이 전날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 있다.

용천리 주민 김모(74·여)씨는 “공무원들이 나와 안전진단과 피해조사를 하지 않아 이 집이 안전한지, 대피해야 할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흥해읍 지역의 마을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흥해읍 북송리 주민들은 “200여가구가 살고 있는데 반쯤 부서지거나 기울어진 집이 여러 채에 이르고 있는데도 시청에서는 현장조사를 아직까지 하지 않고 있다”며 변두리에 살아 소외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마을 주민들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흥해읍은 농촌특성상 마을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은 “이재민 대피소는 불편할뿐 아니라 다른 이재민들에게 불편을 끼친다”며 지진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거주지를 벗어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아파트 6개동 가운데 1개동이 기울고 2개동의 파손이 심해 이재민 대피소로 대부분 옮겨간 흥해읍 마산리 대성아파트 노인정에도 최모(79·여)씨 부부가 대피해 있다.
16일 오후 포항 흥해읍 일대에서 전날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입은 잔해 너머로 붕괴위험으로 출입이 통제된 대성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15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곳곳에 지진의 충격으로 균열과 파손이 발생해 있다.
포항=하상윤 기자
E동에 살고 있는 최씨는 아파트가 기울어 입주민들이 모두 대피소나 친인척집으로 대피했으나 남편이 거동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최씨는 남편과 함께 몸만 달랑 노인정으로 왔다.

최씨는 “너무 놀랐고 힘들지만 갈곳도 마땅치 않아 경노당이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흥해읍 남송리에도 거동이 불편한 70대 노인이 있지만 대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 지진으로 기울어진 집에서 그대로 지낸다.

포항지진으로 인한 피해액이 500억원을 넘어섰다.

19일 포항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진으로 발생한 피해액은 이날까지 3058건, 522억44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오른쪽)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북 포항 지진 합동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손병석 국토교통부 차관.

공공시설의 피해액이 급증하고 있다. 공공시설 피해액은 296건, 464억7800만원으로 학교 건물 107곳, 공공건물 55곳, 항만시설 22곳, 도로 2곳, 상·하수도 10곳, 기타 83곳 등이다.

사유 시설은 주택 2556채를 비롯해 상가, 공장 건물 등 2762곳이 전·반파돼 57억6600만원이 넘는 피해가 났다.

인명피해도 늘고 있다. 부상자 수는 중상 5명을 포함해 76명이며 이 가운데 17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주민 1명은 지진으로 무너지는 담벼락에 머리를 크게 다쳐 수술후 의식불명 상태다.

학교의 지진피해가 심해 학생들의 휴업도 연장되고 있다. 짧게는 1일, 길게는 5일간 휴업한다.

20일 하루 휴업하는 곳은 포항장흥초, 대도중 등 6개 학교(유치원)이고 장량초와 포항중앙초(병설유치원 포함)은 20∼21일 이틀간 휴업한다.

흥해초(병설유치원 포함)와 대흥중 등은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수업하지 않을 예정이다.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내부 천장과 벽 파편이 떨어지는 등 큰 피해를 입은 한동대도 휴업을 연장하는 대신 인터넷 수업을 한다.

한동대는 다음 달 3일까지 휴업하고 4일부터 학생들이 등교해 정상 수업을 받도록 했다. 다만 학사 일정에 차질없도록 20일부터 인터넷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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