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가 물어온 먹이를 두루미가 철망 안에서 받아먹고 있다. 왜가리는 야생상태다. |
먹이 챙기는 왜가리는 지난 1993년 여름쯤부터 이곳 동물원을 찾아 철망 너머로 먹이를 줬다.
그 후 2011년 잠시 모습을 감췄다가 10월 하순의 어느 날 동물원을 찾았던 왜가리가 아닌 다른 왜가리가 찾아와 두루미에게 먹이 주기를 이어오고 있다.
왜가리는 보통 오전 11시쯤 동물원을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물원 측은 이때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조류학자이자 홋카이도대 명예교수 히로유키 마사토미는 “지금까지 조류를 관찰하고 연구해왔지만 이러한 모습은 본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놀라워했다.
이어 “왜가리의 행동은 새끼를 돌보는 어미의 모습”이라며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동물원 터에 과거 왜가리의 둥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끼를 키우던 중 둥지가 사라지게 되자 새끼 크기와 비슷한 두루미를 새끼로 생각해 보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동물원 두루미들은 30년을 산 늙은 개체여서, 이를 본 시민들은 늙고 철창에 갇힌 두루미를 위해 왜가리가 먹이를 챙긴다는 추측을 이어오고 있다.
시민들은 늙고 철창에 갇힌 두루미를 위해 왜가리가 먹이를 챙긴다고 추측한다. |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아사히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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