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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대통령과 40년 지기… 자주 통화 뭐가 문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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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20 13:38:57 수정 : 2017-12-20 21: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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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대통령과 차명폰 통화’ 추궁에 맞대응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차명 휴대전화(일명 ‘대포폰’)로 그와 수시로 통화한 사실을 법정에서 시인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는 ‘40년지기’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선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를 사전에 알았으며,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비와 말 구입비 등을 삼성이 지원하도록 해달라고 박 전 대통령에게 부탁했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최씨는 거의 대부분 질문에 “기억이 안 난다”거나 “나는 모른다”고 답하며 특검팀의 예봉을 피해갔다.

특검팀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하며 삼성의 승마 지원 등에 관해 논의한 점을 보여주기 위해 대포폰 부분을 집요하케 캐물었다. 최씨는 대포폰을 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여러 명과 통화했다”는 말로 박 전 대통령과 통화할 때에만 쓴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최씨는 “증인이 차명 휴대전화으로 대통령과 통화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특검팀의 추궁에 “개인적(인 내용)이라 말 못한다”고 둘러댔다. 이에 특검팀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2개월 동안 문자는 한 번도 주고받지 않으면서 통화만 259회 나눈 사실을 공개했다. 2개월간 259회면 하루에 적어도 4번 이상 통화를 한 셈이다. 특검팀이 “왜 그렇게 자주 통화를 했느냐”고 캐묻자 최씨는 “자주할 수 있다. 통화 횟수를 세가면서 하느냐. 40년지기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앙칼지게 되받았다.

특검팀이 재차 “사적인 것 말고 대통령의 업무에 관련된 이야기는 안 했느냐”고 묻자 최씨는 “그런 이야기는 안했다”며 “아니, (박 전 대통령과 내가) 인생 동반자라고 말하는데 청와대에서 그런 이야기는 안했다”고 거듭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긴밀한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9월15일 대구 영진전문대를 방문한 사실을 거론했다. 영진전문대는 최씨가 교수로, 최씨의 옛 남편 정윤회씨가 강사로 각각 재직했던 학교다. 최씨는 “영진전문대를 대통령이 안다”고 말해 박 전 대통령의 영진전문대 방문이 자신과 관련이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이날 최씨는 작심한 듯 특검팀에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질문 도중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해 질문을 아예 자르거나 뻔한 사안도 “기억이 안 난다”고 발뺌했다. 특검팀의 질문 내용 중 일부를 문제삼아 “자꾸만 이런 식으로 물어보는데 전제가 잘못됐고 나한테 물어볼 게 아니다”며 따지기도 했다.

특검팀의 질문 내용이 먼저 한 질문과 다소 중복되는 것 같으면 짜증이 나는 듯 “그건 아까 말했잖아요. 아휴, 아휴”라고 과장된 언행을 보였다. 오죽하면 재판장이 중간에 끼어들어 최씨에게 “여긴 증인이 질문하고 답 듣는 자리가 아니고 특검과 변호인 측이 물어서 답변을 듣는 자리”라며 “말의 취지를 못 알아듣겠으면 그렇게만 말하면 된다”고 엄하게 주의를 줬다.

최씨는 이날 증언 시작에 앞서 다른 증인들과 마찬가지로 “거짓이 있을 경우 위증의 벌을 받을 것을 맹세한다”고 선서했다. 특검팀은 최씨가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의심될 때마다 “아까 분명히 선서를 했다”고 재차 환기시켰다. 거짓말이 탄로나면 위증 혐의를 추가해 기소하겠다는 경고인 셈이다. 이에 최씨는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이다. 그것과 거짓말은 다르다”는 논리를 펴며 위증 의혹을 피해갔다.

김태훈·배민영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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