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고대 가야사에 대한 연구와 복원을 지시했다. 가야는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온 고대국가다. 그러나 기록이 부족하고, 임나일본부설의 영향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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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가야사 조사·연구의 기초자료가 될 ‘가야총서’를 내년 발간할 예정이다. 사진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를 진행 중인 경남 창녕 교동 교분군.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
지난 4월에는 문화재계의 해묵은 쟁점이었던 ‘증도가자’(證道歌字) 논란이 종지부를 찍었다. 증도가자는 보물로 지정된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인쇄할 때 사용한 활자다. 2010년 9월 다보성고미술이 공개해 일반에 알려진 증도가자는 진품으로 공인되면 1377년 간행된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앞서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관련 유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증도가자의 출처와 소장 경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보물 심의를 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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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성고미술관 측이 소장하고 있는 ‘증도가자’ 101점의 2010년 공개 당시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지난 11월에는 경북 포항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문화재 피해가 발생했다. 보물로 지정된 ‘포항 보경사 적광전’과 ‘경주 양동 무첨당’ 등 31건의 문화재가 피해를 보았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이후 인근 지역에서의 연이은 지진으로 문화재 피해에 대한 경각심이 제기됐다.
문재인정부 출범으로 김종진 문화재청장과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새로 취임했다. 지난 7월 취임한 배 관장은 구석기 고고학자로 한양대박물관장, 전곡선사박물관장,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지낸 박물관 전문가다. 수년 전부터 문화재청장과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바뀔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다. 지난 8월 취임한 김 청장은 지방직 9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문화재청 차장을 거쳐 청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한편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문화재가 발굴돼 조명받았다. 지난 10월 강원 양양 진전사지 유적에서는 1400여년 전 삼국시대 불상인 ‘금동보살삼존불입상’이 발굴됐다. 신라의 궁터인 경주 월성에서도 각종 유물이 쏟아졌다. 지난 5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성벽을 쌓는 과정에서의 제물로 추정되는 인골 2구를 비롯해 토우와 나무그릇 등을 공개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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