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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투데이] 국가 예산보다 더 들어가는 한국 노동정책 비용

입력 : 2018-01-17 18:19:25 수정 : 2018-01-17 22: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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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컨설팅업체, 정책제언서 지적 /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막대한 인건비·매출감소 초래… 中企는 정책변화 대응에 취약… 사용자·근로자 함께 고려해야”
“현재의 노동정책으로 기업들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한국에서 기업체 수로서는 99%, 고용자는 8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중기는 특히나 노동정책에 대응하기 취약한 약자다. 중기의 현실을 감안한 노동정책을 펴야 한다. 현재 대책은 균형이 부족하지 않으냐는 게 우리 생각이다.”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제언 보고회’에서 이수성 롤랜드 버거 서울사무소 대표는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최저임금 인상 등 다양한 노동정책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롤랜드 버거는 1967년 설립된 유럽 최대 수준의 독일 컨설팅업체다.

발표에서 이 대표는 “한국 정부의 현 노동정책은 기업의 막대한 비용 증가와 매출 감소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롤랜드 버거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발생하는 추가 인건비와 매출감소 예상액을 총 464조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나라 예산 428조8000억원보다 많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정부 목표에 대해서는 “기업의 생존력을 저해한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때 기업의 추가 부담액이 75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최저임금 산정기준 개편을 제안했다. 그는 “최저임금 산정기준을 소비자 물가지수와 근로자 생계비, 임금상승률로 명확히 하는 한편 연령·산업·지역·직능별 차등적용과 함께 산입범위도 기본급 이외에 고정상여금과 숙식수당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정부와 국회가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현재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16시간 단축하면 중소기업 매출이 109조원 줄어드는 등 전체 기업 매출이 323조원이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계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근로시간 단축 연착륙을 위해 전체부족인력의 55%를 차지하는 종업원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대해서는 노사합의 시 주당 최대 8시간의 특별연장 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함께 고려된 노동정책 수립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대표는 고용과 해고 문제에 대해서는 근로 안정성뿐 아니라 노동 유연성을 균형 있게 추진하고, 임금체계는 연공제 중심의 경직된 임금체계에서 성과급·직무급 중심의 임금체계로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현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해 이 대표는 “고용형태에 관련된 정책 목표는 노동 유연성 확보인데, 정책이 근로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을 살펴보면 노동유연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다 문제가 생기면 이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비판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사회가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으로 속앓이하고 있다”며 “정책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인력 수급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정책이 연착륙하도록 정책제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는 이 정책제언을 국회,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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