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에 대하여 외(허영자, 황금알, 1만5000원)=원로 시인 허영자(80) 성신여대 명예교수의 새 시집이다. ‘투명에 대하여’를 제목으로 31번까지 이어지는 연작 시와 ‘지구’, ‘태양’, ‘수성’ 등 행성에 관해 쓴 시, ‘아버지’, ‘손녀’, ‘제자’ 등 주변 사람들에 관해 쓴 시들이 담겼다. 시인은 “흔히 마음을 비우라고 하지만 사실은 마음을 채우기도 어렵다”며 “채움과 비움은 어쩌면 영원하고도 간절한 꿈이요 이상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고 했다.
슬픈 옥수수(케이틀린 셰털리, 풀빛, 2만3000원)=저자는 자신과 어린 큰아들을 괴롭혀온 고통의 원인을 찾던 중 유전자 변형(GMO) 옥수수 때문이라는 의심에 이르게 된다. 빵을 직접 구우면서까지 옥수수 없는 식단을 어렵게 실천한 뒤로 모자의 증세는 크게 나아졌다. 책은 현대인 생활 전반에 GMO 옥수수가 퍼져 있다는 점부터 깨우쳐 준다. 저자는 거대 생명공학 기업들이 생산하는 대부분 GMO가 외부 독립기관의 검증을 받지 않고, 법과 제도가 허술하다는 점을 비판한다.
나의 이탈리아 인문기행(서경식, 반비, 1만8000원)=재일 조선인 작가 서경식 도쿄게이자이대 현대법학부 교수가 2014년 봄 이탈리아에서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감상했던 이야기를 묶어 펴냈다. 그는 카라바조 ‘성 마태오의 소명’ ‘성 마태오의 순교’ 등에서 인간의 잔학함과 어리석음까지 놓치지 않고 그려냈던 혁명가의 모습을 발견한다. “내가 은밀히 좋아하는 화가”라고 고백한 조르조 모란디에게서는 미학적 실천의 차원에서 파시즘에 저항했던 모습을 읽어낸다.
반철학 입문(보리스 그로이스,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1만8000원)=독일이 동서로 갈라지기 전인 1947년 동베를린에서 태어난 뒤 소련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2009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한 철학자 보리스 그레이스가 반철학(反哲學)을 논한 에세이. 저자는 비판적 사색에 몰두하지 않고 진리를 실행하라고 명령하는 것을 반철학으로 규정한다. 그는 진정한 자유를 위해 끊임없이 의심하라고 했던 키르케고르, 자연을 넘어서는 신의 의지로 불행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은 러시아 철학자 레프 셰스토프 등 다양한 학자의 사상을 소개한다.
빼빼가족 세계여행(빼빼가족, MBC씨앤아이, 1만3800원)=미니버스로 348일간 세계 곳곳을 여행한 ‘빼빼가족’의 이야기를 어린이 지리 교양서로 펴냈다. 총 3권으로 기획됐으며, 이번 첫 책은 러시아와 북유럽 편이다. 무민의 나라는 어디인지, 자일리톨 껌 광고에 나오는 나라는 어디인지 등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알려준다. ‘발로 밟고 눈으로 본 지리 이야기’에 기본적인 지리 정보를, ‘길에서 만난 선생님’ 코너에는 그 나라에 살았던 위인들 이야기를, ‘고맙습니다’ 코너에는 여행 중 만난 평범한 사람들의 사연을 담았다.
새엄마는 허웅아기(송재찬, 별숲, 1만1500원)=제주도에서 구전되어 내려오는 우리 옛이야기 ‘허웅아기’를 현대적으로 변주했다. 사고로 엄마를 잃은 명혜네 가족에게 착한 새엄마가 들어온다. 새엄마의 노력으로 명혜는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지만, 돌아가신 엄마가 남긴 반지 목설이를 잃어버리게 되면서 새엄마를 원망하고 미워하게 된다. 새엄마는 집을 나가고, 명혜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새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가족의 따뜻함과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동화다.
어린이를 위해 어린이가 뭉쳤다(김하연, 초록개구리, 1만1000원)=출판사 초록개구리의 ‘내가 바꾸는 세상’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초등학생 때 어린이 인권 운동에 뛰어든 크레이그 킬버거의 이야기를 담았다. 1983년 캐나다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킬버거는 어느 날 신문기사를 보다가 어떤 나라에서는 부모가 빚 때문에 자녀를 공장에 팔고 아이들은 노예처럼 족쇄를 찬 채 종일 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분노하며 반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고 함께 ‘어린이에게 자유를(FTC)’이란 단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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