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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출신 이공학도 검사가 보이스피싱 조직 일망타진

입력 : 2018-02-08 13:25:51 수정 : 2018-02-08 13: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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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1000개 추적·피해자 400명 조사… 집념으로 66명 구속

명문 카이스트 출신 이공학도가 검사가 되어 서민을 괴롭히는 대규모 보이스피싱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부산지검 박경세(사진) 검사는 변호사시험 2회 출신으로 2014년 검사로 임용된 뒤 울산지검, 수원지검 안산지청을 거쳐 현재 부산지검에 근무하고 있다. 검사로는 드물게 카이스트를 졸업한 이공학도로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률을 배웠다. 대검찰청 형사부는 최근 박 검사를 ‘이달(2017년 12월)의 형사부 검사’로 선정했다,

8일 대검에 따르면 박 검사는 안산지청 금융·경제범죄전담부에 재직하며 1년간의 끈질긴 수사로 대규모 보이스피싱 조직을 적발함으로써 피해자 200명이 4억원을 되찾을 수 있게 조치했다. 박 검사는 보이스피싱 피의자 35명을 경찰에서 송치받아 조직원들을 300회가량 소환조사했다. 압수수색, 계좌추적, 디지털 포렌식, 공범들의 교도소 접견내역 분석 등 1년 이상 추적 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팀장급 간부 10명 등 조직원 125명을 추가로 적발했다. 경찰이 송치한 피의자 35명도 앞서 경찰이 인지한 범죄사실보다 20배나 더 큰 규모의 여죄를 새롭게 포착했다. 박 검사가 적발한 기업형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총 160명으로 그중 무려 66명을 구속함으로써 보이스피싱 조직을 사실상 일망타진했다.

이 사건은 보이스피싱 사건 최초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함께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 주범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의 중형과 함께 범죄수익 19억5000만원이 확정됐다.

박 검사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신고를 해도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는 통지를 받거나 신고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사 초기부터 피해자들을 모두 찾아 범인 검거 사실을 통지함으로써 피해 보상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대포통장으로 의심되는 계좌 1000여개를 추적하고 피해자 400여명을 조사한 끝에 피해자 약 2700여명을 추가로 발견해 합의 기회를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200명의 피해자가 피해금 4억원을 돌려받아 서민의 억울함을 달랠 수 있었다.

박 검사는 장애인 우대제도를 악용해 관공서 납품 거래질서를 해친 납품 브로커 3명을 구속하는 성과도 올렸다. 이들 브로커는 공개입찰을 피하고자 중증장애인 생산시설 명의를 빌리는 수법으로 약 25억원 상당의 관급자재 납품계약을 따냈다가 박 검사에게 덜미를 잡혔다. 그는 경찰에서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된 출판권 명목 4억5000만원 사기사건에서 계좌추적을 통해 혐의 전부를 입증함으로써 피의자를 구속하는 등 발군의 수사력을 보여줬다.

이달의 형사부 검사는 박 검사처럼 국민이 바라는 검사상에 부합하게 업무를 수행한 검사 1명을 선정해 포상하는 제도다. 대검 형사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가 엄정한 심사를 거쳐 뽑는다. 대검 관계자는 “박 검사는 끈질긴 수사로 대표적 민생침해사범인 보이스피싱 조직을 적발했다”며 “피해자 200명이 피해금을 돌려받게 하는 등 피해 회복에도 기여했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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