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욱 한양대 교수(해양융합과학)와 박록진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 등은 바다 표면온도(SST·sea surface temperature)와 이산화황(SO2) 농도의 조건을 달리해 대기모델 실험을 했다. 실험은 3가지로 구성됐는데 하나는 이산화황 배출 없이 바다 표면온도만 실제 추세를 반영했고(SST 모델), 또 하나는 바다 표면온도는 월별로 일정한 값을 준 뒤 이산화황 배출량을 증가시켰다(SO2모델). 나머지 하나는 바다 표면온도와 이산화황이 모두 변하도록 설계했다(SST·SO2모델).
실제로 미 중서부는 수십년 동안 고질적인 가뭄에 시달렸다. 기존에는 태평양 해수 온도가 그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았는데, 이번 연구팀은 중국에서 급증하는 이산화황에 주목했다.
예 교수는 “중국 에어로졸이 증가하면 아시아에서 태평양을 가로질러 미 대륙까지 파동(wave)이 생긴다”며 “이 영향으로 미국에 가뭄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좀 더 풀어서 이야기하면 이렇다. 에어로졸 등의 미세먼지는 응결핵으로 작용해 배출 지역의 강수를 증가시킨다. 그런데 ‘비가 내린다’는 것은 ‘수증기가 물이 되어 땅으로 내려온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열이 대기로 방출된다(물이 열을 흡수하면 수증기가 되듯이 반대로 수증기가 열을 방출하면 물이 된다).
즉 비가 오면 대기가 가열되고 가열된 공기는 부풀어올라 두꺼워진다. 대기층이 두꺼워지면 파동이 발생하고 이것이 미국으로 전파되는 것이다.
예 교수는 “이번 실험으로 미세먼지가 해수 온도 상승과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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