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이들이 자신의 거주 집을 팔고 해당 집에 다시 전세 임차인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새 집에 분양받고 들어가기 위해, 혹은 집 값이 하락하는 것을 두려워해 기존의 상승만큼의 수익을 얻고 대신 해당 집에 임차인으로 거주를 하는 조건으로 좀 더 높은 가격으로 매도하는 전략을 쓰는 것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전세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세 세입자를 끼고 매수를 하는 상황이 되니 공실 부담이 없어 오히려 기존 소유자가 임차인으로 거주하는 물건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 때 이미 살고 있던 집에서 명의만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전입은 이미 되어 있어 가장 최우선순위라고 생각하고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따로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선순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선순위라고 하더라도 혹여나 집이 경매로 넘어간다면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우선변제권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확정일자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
기존 소유자가 임차인으로 지위가 바뀐 경우는 새로운 소유자 앞으로 소유권 등기일 익일 오전 0시에 선순위 대항력이 발생(대법판례 2000.2.11 선고 99다59306) 되므로 반드시 전세 계약서의 특약에 소유권 등기 익일까지 현재 권리의 변동이 없어야 한다는 특약을 넣고 3~4일 정도 이후 등기부등본상 소유권 이전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져 있고, 권리상 변동이 실제 없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만약 소유권이 이전되는 당일 하루 사이에라도 근저당이나 압류가 설정이 된다면 이전 소유자였던 임차인은 선순위로서의 지위를 가질 수 없다.
예를 들어 3월5일 새로운 매수자에게 소유권 이전 등기가 된다면 임차인으로서의 선순위 지위는 3월6일 0시에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3월 6일까지는 적어도 다른 어떠한 권리상의 변동이 없어야 선순위 지위를 유지 할 수 있게 된다. 익일이 주말이나 공휴일이라면 다음 돌아오는 평일까지 권리변동 없이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대다수의 중개사 분들이 중개사고가 나지 않도록 신중하게 계약서를 작성해 주시고 이런 상황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지만,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잘 알아서 해 줄 것이라 믿고 본인이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경우, 간혹 중개업소에서도 흔히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한 특약은 간과하고 넘어가는 상황이 종종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물건이 경매에 넘어가는 상황이 발생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본인이 질 수 밖에 없다.
자산을 키우기 위해서는 매가 상승으로 인한 매도 차익도 중요하지만, 매도 차익에 앞서 본인의 자산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한 순간의 작은 부주의로 본인의 재산을 날리지 않도록 계약과 특약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주택 가격을 잡기 위한 여러 가지 규제로 인해 법규도 많이 바뀌고 혼란스러운 시장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기본과 원칙을 지키고 스쳐지나가기 쉬운 작은 것들을 잘 챙겨 내 재산을 잘 지키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박미옥(프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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