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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초대석] 유승민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땐 선거구도 흔들 수 있어… 빨리 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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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06 19:35:25 수정 : 2018-03-06 22: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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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6·1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안 전 대표가 가급적 이달 중순까지라도 결심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 결심에 따라 선거구도가 바뀔 수 있고 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사람(다른 광역단체장 후보)을 찾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 대표는 지방선거 준비와 당 지지율 정체 등으로 요즘 통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바른정당을 이끌었던 지난해 8월부터 그랬으니 벌써 9개월째다. 19대 대통령선거 이후 계속해서 ‘죽음의 계곡’을 헤매고 있는 심정이다. 유 대표는 “내가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성격인데 요즘처럼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는 2000년 정계 입문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역·계층·세대를 뛰어넘는 합리적인 미래개혁 정당’을 표방하며 지난달 13일 출범한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컨벤션 효과도 누리지 못한 채 7% 안팎에 머물고 있다. 100일도 채 남지 않은 6·13 지방선거 전망은 더 암울하다.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곳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지역주의와 이념적 선명성에 크게 기대고 있는 현실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는 셈이다.

유 대표도 바른미래당이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는 “굉장히 어렵다”고 선거 대비 상황을 전했다. 바른미래당 유일의 광역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마저 탈당을 고심 중이고 17개 시도 어느 한 곳 우세를 점하고 있는 데가 없다.

그래도 그는 “개혁적 보수(옛 바른정당)와 합리적 중도(옛 국민의당) 세력”이 한국 정치지형에 몰고 올 변화의 바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보수와 진보, 지역주의라는 진영 논리에서 한발 비켜 서 있는 바른미래당이 국민들에게 “(한국에도) 따뜻한 공동체 건설을 위해 정의롭고 공정하며 깨끗한 정치를 펼치는 정당이 있다”는 희망의 근거를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유 대표는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절반 이상인 보수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도 그랬지만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면 중도보수 쪽에 뭔가 큰 변화가 올 것”이라며 “그런 에너지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얼마나 빨리 만들어 내느냐가 저한테 맡겨진 숙제”라고 힘줘 말했다.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정체되는 양상이다.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당초부터 바른미래당 지지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안 했다. 국민의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너무 싸움이 지루해져서 국민들한테 피로감을 준 측면도 있고, 국민들 입장에선 저하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신당을 만들었다고 해서 지지를 보낼 이유가 없어서다. 지금과 같은 안보 위기 국면에서 국민들은 (1차적 경쟁 상대인) 자유한국당보다 바른미래당을 지지할 이유를 찾지 못할 것 아닌가. 이런 요인들이 짧은 시간에 잘 해결될 것 같지 않은 만큼 지방선거까지는 국민들 마음에 바른미래당이 추구하는 개혁보수, 합리적 중도개혁을 향한 진심이 잘 스며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5일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제학자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뒤 국가와 사회의 주요 정책은 청와대나 국회가 결정한다는 것을 깨닫고 정계에 발을 디뎠다”며 “대통령이 되기보다는 정치를 잘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고 어렵다는 점을 잊지 않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허정호 선임기자
―뚜렷한 지역·이념 지지층이 없는 바른미래당의 태생적 한계라는 시각도 있다.

“(통합 전) 안철수 전 대표와 분명하게 약속한 것은 바른미래당 과제가 지역주의 극복에 있고, 대한민국 국민 전체에 제시할 수 있는 바는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 세력의 결합이라는 점이었다.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 둘 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게 중요하지 둘 다 죽여버리면 죽도 밥도 안 된다. 개혁보수 구현을 정치생명같이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는 바른미래당이 정의롭고 공정하며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보수를 바꾸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아직까지 광역·기초단체장 바른미래당 후보군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좋은 후보 모셔오는 게 굉장히 힘들다. (바른미래당 간판으로) 출마하려는 분들은 많은데, 이분들만 갖고 후보 정하기는 신생정당으로서 국민에게 너무 성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저나 안 전 대표, 박주선 공동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모두 각자 영남서, 수도권서, 호남서 괜찮은 분들을 열심히 찾고 있다. 그런데 저희들 사정이 좀 어려운 게, 저 사람 참 좋다 싶어 접촉하면 그분들이 정치에 뜻이 없다고 한다. 이런 분들을 세(勢)라고 해야 하나, 우리 당 지지도를 갖고는 그분들을 설득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그래도 지방선거 D-50일까지는 국민들이 ‘저 사람이 바른미래당 후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대도시 광역단체장 후보 몇 분은 모실 수 있었으면 한다.”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유승민=서울시장, 안철수=부산시장 출마 카드가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쌍끌이 바람’을 일으켜 지역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조합이라고 말한다.

“(허허허) 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분명히 몇 차례나 이야기를 했다. 안 전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나 다른 광역단체장, 아니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등 어느 쪽으로 결심하실지는 아직까지 확답을 듣지 못했다. 그런데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쪽으로 결심을 한다면 제가 적극 지지하고 전폭 지원해야 하지 않겠나.”

―광역단체장 기준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몇 석을 기대하고 있나.

“숫자로는 말하지 않겠다. 바른미래당이 현재 갖고 있는 게 제로에 가깝고, 원희룡 지사 탈당하지 말라고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달라.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와는 다르다. 17개 시도에서 우리가 1등 할 수 있는 데가 어디인지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다만 문재인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 가운데 비교적 젊은 분들이 바른미래당을 지지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우리 당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는 대도시 지역, 그것도 대구 등 영남권·수도권·충청권처럼 3자 구도가 될 수 있는 곳에서는 좋은 후보만 찾을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유 대표께선 강력 부인하고 있지만 계속해 자유한국당과의 선거연대론이 나온다. 한국당과의 연대 불가 입장은 변함이 없는가.

“다시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결코 (한국당과의 선거연대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이 아닌 이유, 제가 한국당에 가지 않은 이유, 우리 당이 민주당이 아닌 이유를 생각해보면 정당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또 바른정당 시절부터 한국당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우리 당을 공작해서 사람을 빼가거나 없앨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었지 결코 연대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한국당 사람들과의 연대는 우리 당의 존재 이유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다.”
―7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 간 회동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 계획인가.

“야당 대표로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었는지, 그에 대한 김정은의 답은 뭐였는지를 확인하는 게 수요일 대화의 최우선 과제다. 이 정부가 진짜 남북대화를 순진한 환상을 갖고 하는지, 아니면 지금의 엄중한 안보상황을 정말 위기의식과 경각심을 갖고 접근하는 건지를 알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북한의 핵미사일은 우리를 쏘려는 게 아니라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었다. 이런 대북 인식이라면 유사시 남한을 공격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미사일 문제는 북·미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 돼 우리는 결국 제3자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추진 중인 개헌안에 대한 생각은.

“권력구조 개편을 뺀 개헌안은 국회에서 통과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4년 중임제가 됐든 권력구조 개편에 관한 내용을 담아와야지, 그것은 쏙 빼놓고 나머지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뺀다거나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한다는 내용의 개헌안이라면 갈등만 일으킬 뿐,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대통령은 외치를, 국회에서 선출한 총리가 내치를 맡도록 하는 분권형도 문제가 많다고 본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보면 안보와 통상이 결코 분리돼 있지 않다. 제왕적 대통령제, 5년 단임제의 문제가 있다면 남북통일이나 경제 규모가 어느 수준까지 오를 때까지는 4년 중임제로 가다가 순수 의원내각제로 갔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 소신이다.”

정리=이우중 기자 lol@segye.com
대담=송민섭 정치부 차장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1958년 대구(60세)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17∼20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표비서실장·최고위원 ●국회 국방위원장 ●새누리당 원내대표 ●바른정당 19대 대선 후보 ●바른정당 대표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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