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당원 “공천 못 받게 돼 억울해서 문자 날렸다” 주장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성추행·성희롱 의혹을 받고 있는 남성당원이 피해 여성당원에게 ‘무고죄로 고발하겠다’는 문자를 날리자 피해자가 ‘협박성 문자메시지’로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9일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 동구 초량동 국제빌딩에 입주해 있는 민주당 부산시당 사무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지난해 6월 민주당 부산시당 모 당내모임 월례회 석상에서 남성당원 2명으로부터 잇따라 성추행·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당원 A씨는 이날 가해 남성당원 B씨가 보낸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세계일보 측에 제보하며 보복을 우려했다.
남성당원 B씨가 보낸 문자메시지는 “법적조처 취함, 명예훼손 무고혐의로 고발하겠음, 나쁜OOO 죄 값 맛보소…”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A씨는 “가해자 주변 사람이 지난해 사건 발생 직후엔 저를 정신이상자로 몰더니 이제는 가해자가 되레 무고죄로 고소하겠다는 문자를 보내 협박하고 있다”며 “저는 이미 경찰에 피해자 진술을 완료했으며, 내가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면 경찰에 나가 무고 주장을 하면 될 텐데 굳이 문자메시지로 협박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분개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남성당원 B씨가 지난 7일 오후 여성당원 A씨에게 보낸 협박성 문자메시지(사진 아래). “무고죄로 고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윗부분은 B씨가 지난해 12월 A씨에게 보낸 지방선거 구의원 출마 메시지. 지지와 협조를 호소하고 있다. 여성당원 A씨 제공 |
남성당원 B씨는 또 이날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인 것은 폭로자 A씨와 A씨를 두둔하고 있는 민주당원 K씨, 언론사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니까 그런 것 아니냐”며 “내가 억울한 것은 공천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경찰에 가서)해명할 시간이 없는 없는 게 문제”라고 엉뚱한 말을 늘어놓았다.
B씨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K씨는 “자신의 불찰로 여성당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당에 누를 끼친 것에 대해 반성과 사과는커녕 자신의 입신영달에만 혈안이 돼 있고, 심지어 기획설까지 퍼뜨리는 등 어이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당내 윤리심판원 심의와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만큼 모든 진상이 곧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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