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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요구에 곳간 여는 기업들…'1석2조' 노린다

입력 : 2018-03-15 16:25:39 수정 : 2018-03-15 16: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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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인색하다 뒤늦게 투자하는 기업들 vs 자발적 투자+정부 정책 화답

지난 14일 SK그룹에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사진=주형연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LG, 현대차, SK 등 대기업들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각 기업의 통 큰 투자에 대한 약속을 받아냈다.

일각에선 대기업들이 평소 투자에 인색하다 정부의 요구로 투자를 늘린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반면 자발적 투자계획이 있었던 터에 정부의 기도 세워주는 1석2조 효과가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4일까지 LG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을 방문하면서 총 122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받아냈다. 일자리 창출도 5만개 창출 의지를 확인했다.

SK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27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8500명의 신규 채용과 500명의 정규직 전환 작업에 돌입키로 했다.

지난 1월17일 김 부총리가 방문한 현대차그룹도 앞으로 5년간 신사업 분야 중심으로 23조원을 투자하고 4만5000명의 신규 고용을 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12월12일 김 부총리가 찾은 LG그룹은 올해 신규 투자를 전년보다 8% 늘어난 19조원으로 결정했다. LG그룹 구본준 부회장은 혁신성장을 위해 올해 약 1만명 규모의 신규 채용도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대기업이 혁신성장의 중요한 축이라는 건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라며 "일자리 장출 주체는 결국 민간과 기업이다. 대기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들이 평소 투자에 소극적이다 정부의 요구로 투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작년 국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회계연도 기준 30대 기업 사내유보율은 평균 8682%로 집계됐다. 2014년에 4484%였던 사내유보율이 2년새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30대 대기업 사내유보금 총액은 652조3812억원으로 2014년(501조8017억원)보다 150조5795원(30%)이나 더 쌓였다. 이는 기업당 평균 5조193억원 규모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을 더해 자본금으로 나눈 것으로 신규 투자가 많으면 유보율이 낮아지고 현금을 많이 확보하고 있으면 유보율이 높아진다.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움직임이 있기 전까지 대기업들은 사회환원이나 투자에 인색한 모습이었다"며 "대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확충하는 모범을 보여야 중소기업 및 협력업체들도 함께 상생하는 등 국내 경제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국내 경기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3%를 유지하는 등 최근 경기가 좋아지자 기업들이 뒤늦게나마 동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추경 효과라던지 북핵 리스크 등 문제로 불안한 경기를 보여왔다. 지금도 미국의 철강관세 영향에 일부 수출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보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국내 경제성장률을 내년까지 3%로 유지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부터 김 부총리가 방문한 기업들 외 다른  대기업들도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 기조에 맞춰 투자 규모나 일자리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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