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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벚꽃길 ‘쓰레기 몸살’ 올핸 없었다

입력 : 2018-04-08 20:41:32 수정 : 2018-04-08 21: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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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쓰레기통 늘린 덕도 있지만 / ‘재활용품 대란’에 경각심 고조 / 행락객 거리 무단투기 확 줄어 / “성숙한 시민의식 계속 이어지길”
올해 벚꽃축제 중 여의도 8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분리수거로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권구성 기자
궂은 날씨에도 휴일인 8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는 벚꽃축제를 찾은 시민들로 북새통이었다. 윤중로와 주변 거리는 노점상이 좍 깔렸고, 따뜻한 테이크아웃 음료를 마시며 몸을 녹이는 시민도 많았다. 예전 축제 현장과 비슷한 분위기였지만 한 가지 대조적인 장면이 눈에 띄었다. 수많은 인파가 오갔지만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 지난해 축제 기간 여의도 일대가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던 것과 딴판이었다. 무엇보다 최근 ‘쓰레기 대란’을 계기로 환경의 중요성을 실감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줄이거나 분리수거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에 따르면, 축제가 시작된 전날부터 이틀간 윤중로에서 수거한 쓰레기 양은 6.6t으로 파악됐다. 주말을 맞아 벚꽃축제를 즐기러 온 시민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쓰레기 양이 다소 줄었다는 게 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축제에서는 이전과 달라진 시민의식이 돋보였다. 대다수 시민이 손에 든 테이크아웃 잔 등 개인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지 않고 주변 쓰레기통을 찾아 버렸다. 음식 노점상 주변 바닥도 지저분한 곳이 적었다.
작년 불꽃축제 후 여의도 지난해 9월 말 세계불꽃축제가 끝난 후 쓰레기장이 되다시피 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도 한몫했다. 영등포구는 축제 기간 윤중로 일대에 일반쓰레기와 종이류, 병·캔류를 분리수거할 수 있는 쓰레기통을 마련했다. 쓰레기통은 15∼20m마다 구비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또 자원봉사자를 동원해 시민들의 분리수거를 돕고,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도록 했다. 예전보다 한결 깔끔해진 거리를 거닐며 벚꽃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축제 장소는 아니지만 노점상이 줄지어 있는 서강대교~마포대교 구간에도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마대 100여개가 설치됐다. 이 구간에 버려진 쓰레기는 분리수거가 되지 않았지만, 구는 선별작업을 거쳐 분리수거하기로 했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홍모(19)씨는 “5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거리에 쓰레기 버리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며 “대부분 시민이 쓰레기통을 찾아 쓰레기를 버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허모(22)씨는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우려고 집게를 하나씩 받았지만 별로 쓸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축제를 찾은 시민들도 거리가 깨끗해졌다는 반응이다. 윤중로 벚꽃축제에 나들이삼아 온 게 올해로 네 번째라는 김상욱(31)씨는 “매년 벚꽃축제를 찾고 있는데 올해는 유독 깨끗한 것 같다”며 “쓰레기 대란도 있고 하니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노력하지 않았겠느냐”고 짐작했다. 심재현(34)씨는 “축제 거리가 대체로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시민의식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등포구가 진행한 축제 설문조사에서도 행사장 청결도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자는 10%에 불과했다. 구 관계자는 “매년 축제를 진행할 때마다 가장 신경 쓰는 것이 쓰레기”라며 “쓰레기통을 곳곳에 배치하고, 안내하는 자원봉사자를 동원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중백 경희대 교수(사회학)는 “쓰레기로 인한 환경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면서 시민들의 환경 감수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환경문제를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로 인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권구성·안승진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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