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적용으로 일자리 늘리는 역할
전통적 기계산업은 과학 지탱 힘
제조업 경쟁력 회복·지원 강화를 18세기 초 영국의 공학기술자 제임스 와트는 1세기 전 토머스 뉴커먼이 개발한 실린더·피스톤 증기기관을 내부 냉각에서 외부 냉각 방식으로 바꿔 열효율을 높임으로써 오늘날의 자동차 내연기관 엔진 기술의 토대가 됐다.
이에 따라 엔진을 통한 대량 에너지 공급으로 기차·항공기·발전소 가동이 가능하게 돼 기존의 농업중심 1차 산업 시대와 달리 기계시스템에 바탕을 둔 대량생산 체제 중심의 2차 산업화가 본격화됐다. 이후 1980년대 퍼스널컴퓨터(PC)와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전자공학에 바탕을 둔 3차 정보화산업 시대가 도래했고, 2000년대 센서·클라우드컴퓨팅·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알파고·IBM 왓슨 로봇·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제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1, 2차 산업화부터 시작된 전통적인 기술에 3차 산업화를 이끈 정보통신기술(ICT)과 초고속 통신망이 융합되고 있는 것이다.
김광선 코리아텍 교수 메카트로닉스공학 |
최근 경기도 소재 반도체 제조 장비 및 부품 중소전문 제조업체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 회사에서 평생 제조업에 근무하며 매달 ‘지식강국’인 일본에 다녀온다는 공장장과 회사의 현황 및 기술적인 애로사항을 나누던 중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을 파악할 수 있었다. 나고야대의 아마노 히로시 교수를 비롯한 일본 학자들이 밝고 에너지절약형 백색광을 만들어내는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개발로 받은 노벨물리학상은 LED 청색광 소자 제작에 필수인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제작 능력을 확보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었다. 필자도 일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아마노 교수로부터 핵심장비 개발을 통한 실험이 가장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다. 이처럼 전통적인 기계산업 기술은 과학을 지탱하는 힘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과 일본은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가 해마다 발표하는 산업경쟁력지표(CIP)에서 지난 10여 년간 1위와 2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두 나라는 명실공히 반도체 공정장비 첨단 제조기술도 세계 최고다. 그러나 우리는 반도체 공정장비 첨단 제조기술 분야에서 국산화율이 40%를 밑돌고 있다. 더욱이 지난 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주력산업의 위기와 활로’ 보고서에서도 연구개발 효율 부족과 글로벌 저성장으로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중국에 이미 추월당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센서·클라우드컴퓨팅·빅데이터·AI 기술은 탄탄한 제조업 중심의 주력 산업과 융합될 때 활짝 꽃피우게 된다. 일례로 항공기 및 선박 엔진 등 동력시스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영국의 롤스로이스사는 트랜트 항공기엔진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기 위해 25개의 센서를 사용하는데 이때 수집된 데이터는 와이 파이, 셀룰러 네트워크, 위성통신 기술을 통해 멀리 있는 클라 우드 플랫폼으로 보내 많은 양의 데이터를 관리해 제품 향상에 도움을 받는다.
또 건설용 중장비 제조업체로 유명한 일본 고마쓰사는 광산장비를 제작할 때 실시간 수집한 데이터를 미리 설계해 정한 기준데이터와 비교한 후 유지보수가 필요한지를 결정하고, AI이론인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반복 수집·저장해 미래의 광산 양상을 예측가능케 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전 세계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선진국에서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과 생산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국가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과 ICT를 융합해 산업경쟁력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한국의 주력산업인 제조업에 대해 관심과 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하는 이유이다.
김광선 코리아텍 교수 메카트로닉스공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