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국방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해 9월 30일 공관병 제도를 폐지했으나 대체인력으로 부사관과 군무원 등을 배치했다.
육군은 육군참모총장과 제2작전사령관, 제3군사령관 공관에 부사관 3명을, 제1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부사령관 공관에는 군무원을 배치했다.
육군은 이러한 공관부사관을 선발하면서 조리시험까지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갑질 의혹에 휩싸였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의 부인이 공관병 요리 실력을 질책해 문제가 된 것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공식행사 등을 고려해 조리 특기 부사관을 보직했다”고 설명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해군의 경우 공관병을 폐지한 후 상황·시설 관리병 제도를 신설했다. 해군은 해군참모총장과 해군참모차장, 해군작전사령관의 공관에 이 관리병을 1명씩 배치했는데 기존 공관병과 역할이 크게 다르지 않아 이름만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공군은 공관병을 없앤 후 아직 대체인력을 선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모든 지휘관 공관에 근무하는 병력을 철수시키고 민간 인력으로 대체하라고 지시했지만, 실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전형적인 땜질 처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공관병 198명을 전원 정원에서 삭감한 뒤 일부 4성장군 이상 지휘관의 공관에 조리 특기 군무원과 부사관을 보직했다”며 “이들은 공관병처럼 공관에 상주하지 않고 출퇴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부 공관 관리관에 부사관을 보직한 것은 군무원 채용 선발 시 적합한 인원이 부족한 데 따른 조치였다. 국방부는 앞으로 군무원을 선발해 부사관 자리를 채워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공관 관리를 전적으로 민간인으로 대체하는 데는 예산 문제와 함께 군사보안, 군지휘관의 사생활 노출 등 여러 가지 부작용 소지가 작지 않다”면서 “그런 점에서 송 장관의 공관병 민간인 대체 지시는 다소 성급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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