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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음식·숙박업 대출, 부실 우려 커

입력 : 2018-04-19 17:51:46 수정 : 2018-04-19 17: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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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등 비예금취급기관 음식·숙박업대출 5년새 120% 넘게 급증
창업 쉬운만큼 과당경쟁으로 줄폐업…금리상승기 빚 못갚는 한계차주↑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음식·숙박업 대출이 크게 늘면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당, 치킨집 등의 경우 창업하기가 비교적 수월하지만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정작 매출을 올리는 자영업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금리상승기까지 겹치면서 금리부담이 높은 2금융권을 중심으로 금리리스크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음식 및 숙박업종의 대출금은 2013년말 32조7542억원에서에서 지난해말 50조3640억원으로 53.8% 증가했다. 이는 자영업자 전체 대출의 증가속도(15%)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다.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음식·숙박업종의 대출금 상승세는 훨씬 더 가파르다. 같은 기간 6조3965억원이었던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음식·숙박업 대출은 14조2600억원으로 122.9%나 급증했다.

◇ 시중은행 문턱 높이면서 자영업자들 2금융 쏠림현상

이처럼 음식 및 숙박업종 대출금의 2금융 쏠림 현상은 자영업자들이 시중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데서 비롯된다.  그만큼 음식·숙박업종 자영업자 대출의 질이 더욱 나빠졌다는 의미다. 특히 경기침체로 매출은 제자린데 반해 금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이 문제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발간한 'BOK 경제연구-가계대출 부도요인 및 금융업권별 금융취약성‘을 통해 "대출 성격별 가산금리와 신용등급별 가산금리의 상승은 비자영업자 대출자보다 자영업자 대출자의 부도확률 상승에 3~4배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기가 비자영업자보다는 자영업자에 훨씬 더 치명적이란 얘기다.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2금융권 금리도 부실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말 기준 저축은행 평균 기업대출 금리는 8.47%로 은행(3.69%)보다 4.78%포인트 높다. 상대적으로 2금융권에 중·저신용자가 더 많이 몰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는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 생계형 자영업자 줄폐업 가능성
 

음식·숙박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창업 접근성이 높은 자영업자 밀접 업종으로 분류된다. 특히 6·25전쟁 직후인 1955~1963년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치킨집, 식당 등을 차리면서 창업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창업 후 10년 이상 영업하는 곳은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음식·숙박업종의 사업기간이 3년 미만인 곳은 50.5%에 달했다. 10년 이상 사업기간을 유지한 사업자는 15.7%에 불과했다. 그만큼 음식·숙박업종에서 폐업률이 높다는 의미다.

매출액도 다른 업종에 비해 부진했다. 음식·숙박업종의 경우 연 매출  1200만~8800만원 구간에 전체의 61.5%가 집중돼있었다. 제조업의 경우 같은 구간이 39.2%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대부분 근근히 먹고 사는 생계형 자영업자인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자영업자를 생계형, 일반형, 투자형, 기업형 등 네 유형으로 분류한다. 이중 생계형은 연소득 3000만원 이하로 대출금액이 3억원 이하인 자영업자들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종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7%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상황은 3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오히려 개인사업자 대출 등을 포함한 기업대출을 오히려 부추기는 형국이다. 지난해 초부터 가계대출 증가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가계대출 총량규제 탓에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 쪽으로 눈을 돌렸다. 기업대출에는 자영업자 대출인 개인사업자대출도 포함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말 21조원이었던 79개 저축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해 말 29조원으로 8조 넘게 증가했고 개인사업자 대출 역시 같은기간 6400억원에서 1조원으로 3000억원 넘게 늘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경기침체로 인해 수익악화에 직면한 자영업자들은 결국 문턱이 비교적 낮은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이들이 한계차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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