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은 면담에 앞서 지난 12일 메시지를 발표해 교황이 이번 면담을 칠레 교회에 대한 혹독한 질책과 쇄신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청은 당시 성명을 통해 “교회는 권력 남용과 성적 학대의 원인과 결과,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학대의) 은폐와 피해자들의 심각한 방치를 가능케 한 구조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번 만남에 대해 “엄청나게 충격적인 상처의 책임 소재를 가리고, 이런 혐오스러운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월 칠레 방문 때 아동 성추행 사제로 악명 높았던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의 악행을 은폐한 의혹을 받는 후안 바로스 주교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가 현지에서 큰 반발을 샀다. 바로스 주교는 미성년자 성추행으로 2011년 면직된 카라디마 신부의 제자다. 교황은 피해자 단체의 반발에도 2015년에 그를 칠레 오소르노 교구 주교로 임명해 논란을 빚었다.
교황은 바로스 주교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비판받자 칠레·페루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피해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며 사과했다. 이후 교황청 특사단을 칠레에 파견해 성추행 은폐 의혹을 재조사하도록 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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