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CBS방송과 인터뷰에서는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 방침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미 제시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인의 세금으로 북한을 지원할 수는 없지만, 대북 제재를 해제해 미 자본이 북한에 투입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는데 동의한다면 대북제재를 해제할 것”이라며 “북한은 농업 장비와 기술, 에너지가 절박하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 기업인과 모험가, 자본 공급자들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이들은 물론 이들이 가져올 자본을 (핵 포기 대가로)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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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이어지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과 행보는 거침이 없다. 그는 앞서 5월 초 평양을 방문해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왔다.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돌아온 억류자 3명은 10일 새벽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존 볼턴 국가안보좌관의 환영을 받았다. 이보다 앞서 2일 공식 취임식장에서는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피력했다. 국무장관 취임 이전의 행보도 화려했다. 지난 3월 국무장관으로 지명됐던 중앙정보국(CIA) 국장 신분으로 평양을 방문해 4월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하며 북·미정상회담의 세부 내용을 조율했다.
폼페이오 치켜세우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 국무장관 취임식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맨 왼쪽)과 악수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의 믿음에 대한 감사 표시일까. 폼페이오 장관은 13일 CBS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보장 및 번영을 거론한 뒤 트럼프 대통령을 높게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어느 대통령도 바꾸지 못했던 북한 지도부의 생각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초실세’ 폼페이오 장관의 입지는 남북대화,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야 하는 우리 외교당국으로서도 고마운 점이다. 우리 외교 고위당국자도 “폼페이오 장관이 공식 업무 시작 이전에 북한에 대한 파악을 완료해 한·미 외교장관 회담 등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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