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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이슈] 김정은, 북한을 삼성의 뒷마당으로 만들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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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14 11:52:10 수정 : 2018-05-14 11: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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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미래에 관한 장밋빛 청사진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1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을 삼성의 새로운 뒷마당으로 만들 수 있다”며 “북한이 ‘모든 가능성의 경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북한이 베트남의 개혁·개방 모델을 벤치마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통신은 “김 위원장이 조금만 통제를 풀면 북한이 제2의 베트남이 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북한의 상황이 1986년 베트남이 ‘도이모이’ 개혁을 통해 자본주의로 향해 나가던 때와 놀랄 만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이 그 당시의 베트남보다 더 부유하고, 산업화를 해 이른 출발을 할 수 있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자강도 만포시 압록강다이야(타이어)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은 이제 제조업의 허브로 부상했고, 북한의 6배에 달하는 경제력을 자랑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에 6.8%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했고, 이는 지난 10여 년 사이의 최고 성장률이다. 블룸버그는 “베트남의 성장에는 삼성전자의 투자가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면서 “삼성전자는 베트남의 최대 외국 투자 기업으로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베트남과 달리 현재 경제 활동이 사실상 동결된 상태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같은 한국 기업들이 투자처를 북한으로 기꺼이 옮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임금을 기준으로 할 때 북한 근로자 임금이 베트남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제조업체 기준으로 단위 시간당 임금은 캄보디아 0.7 달러, 북한 1.1 달러, 베트남 1.3 달러, 멕시코 2.3 달러, 한국 18.7 달러이다. 

삼성전자 베트남공장의 갤럭시S8 생산 현장.
사진=연합뉴스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26%를 외국인 투자가 차지하고 있다. 북한이 현재 사실상 제로 상태인 외자를 유치하고, GDP에서 차지하는 그 비율이 20%에 이른다면 북한 경제가 5%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모건 스탠리가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기업이 당장 그 정도의 쿼터를 메울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2016년 기준으로 310억 달러가량인 북한 GDP 규모를 볼 때 한국 기업이 쉽게 60억 달러가량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몇 년 사이에 베트남에 투자한 자본이 170억 달러에 이른다.

인구 구성비만 따지면 베트남이 북한보다 낫다. 베트남 인구의 70%가 노동 가능 연령층인 데 비해 북한의 그 비율은 44%가량이다. 노동 연령층이 최고치에 달하는 시점이 북한은 2020년인데 비해 베트남은 2040년이라고 이 통신이 지적했다. 그러나 남북한 인구를 합하면 8000만 명에 이른다. 남북한 단일 시장이 탄생하면 한반도는 생산과 소비 자급 경제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보 다리’ 대담에서 베트남식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싶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식 경제 개혁은 중국처럼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 시장을 개방하고, 국외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방식이다. 베트남은 중국보다 사회주의적 공유제의 비율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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