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통신은 “김 위원장이 조금만 통제를 풀면 북한이 제2의 베트남이 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북한의 상황이 1986년 베트남이 ‘도이모이’ 개혁을 통해 자본주의로 향해 나가던 때와 놀랄 만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이 그 당시의 베트남보다 더 부유하고, 산업화를 해 이른 출발을 할 수 있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자강도 만포시 압록강다이야(타이어)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같은 한국 기업들이 투자처를 북한으로 기꺼이 옮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임금을 기준으로 할 때 북한 근로자 임금이 베트남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제조업체 기준으로 단위 시간당 임금은 캄보디아 0.7 달러, 북한 1.1 달러, 베트남 1.3 달러, 멕시코 2.3 달러, 한국 18.7 달러이다.
삼성전자 베트남공장의 갤럭시S8 생산 현장. 사진=연합뉴스 |
인구 구성비만 따지면 베트남이 북한보다 낫다. 베트남 인구의 70%가 노동 가능 연령층인 데 비해 북한의 그 비율은 44%가량이다. 노동 연령층이 최고치에 달하는 시점이 북한은 2020년인데 비해 베트남은 2040년이라고 이 통신이 지적했다. 그러나 남북한 인구를 합하면 8000만 명에 이른다. 남북한 단일 시장이 탄생하면 한반도는 생산과 소비 자급 경제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보 다리’ 대담에서 베트남식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싶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식 경제 개혁은 중국처럼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 시장을 개방하고, 국외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방식이다. 베트남은 중국보다 사회주의적 공유제의 비율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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