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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계, SDGs] (32) 하수 처리의 새 역사를 쓴 서울시 물재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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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14 10:27:19 수정 : 2018-05-14 10: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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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화된 서울 물재생센터의 내부


유엔은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유엔 고위급 정치포럼’(UN HLPF)의 주제를 ‘지속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사회로의 변혁’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발표된 다섯가지 세부주제에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6번째 목표인 ‘모두를 위한 물과 위생시설’을 포함했다.

유엔 HLPF는 유엔에서 개최되는 연례 회의로 총회와 함께 가장 중요한 회의 중 하나다. 정상급 회담이 4년 주기로 개최되고, 경제사회이사회 주관의 각료급 정치 포럼은 1년 주기로 개최된다. 올해는 47개국 정부 대표와 전 세계 주요 민간 및 공공 인사 1000여명이 뉴욕 소재 유엔 본부에서 열리는 HLPF에 참석할 예정이다.

유엔의 대규모 국제회의가 개최될 때 발표되는 주제는 현재 국제사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를 다룬다. 그렇기에 각국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특히 이번 유엔 HLPF의 세부 주제 중 하나인 ‘모두를 위한 물과 위생시설’은 한국이 특별히 주목할 만한 이슈다. 국내를 대표하는 물 재생 센터가 전 세계의 롤 모델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하수 처리장’으로 불리던 물재생센터 중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설은 서울 외곽에 위치한 중랑·난지·탄천·서남 센터 4곳이다. 서울의 주요 하수 처리는 이곳에서 모두 담당한다. 일반적으로 하수 처리장은 주요 기피시설 중 하나로, 악취뿐 아니라 외관상으로도 위화감을 준다.


이에 반해 서울시는 친환경 시설로 재탄생시켰다. 현재 현대화 사업이 진행 중인 중랑 물재생센터(조감도)를 보면 기존 시설의 상당 부분을 지하화했고, 지상에는 공원과 숲을 조성함으로써 도심 속 녹지와 환경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거대한 기존 지상시설이 3분의 1 크기로 지하화됐는데, 이는 신기술 도입 덕분이다. 1차 처리 공정에 적용된 고속여과기술(BBF-F)은 기존 중력식 침전지와 비교했을 때 9배 빠른 처리속도를 자랑하고 있으며, 주처리 공정인 생물여과공법(BBF·바로 아래 사진)도 유입부터 방류까지 단 3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달 서울시는 물재생센터 4곳이 신재생에너지를 만드는 발전소로 변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유휴공간에 신재생 발전시설을 설치·가동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모두 7만437TOE(TOE는 석유 1t에 해당하는 열량)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두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6만4000가구가 1년 동안 소비하는 에너지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와 찌꺼기를 자원으로 재사용하고, 태양광과 소수력 같은 친환경 발전시설을 접목시킴으로써 신재생에너지까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한 셈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센터 운영에 필요한 연료인 도시가스를 바이오가스로 대신해 약 127억원의 비용이 절감되었다.

이와 함께 중랑 센터에는 전국 공공시설 최초로 신재생에너지 설비인 대용량 전력저장장치(ESS)도 설치되었다. 이 ESS는 18㎿ 규모로 일반가정 약 1600가구가 쓸 수 있는 수준의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화된 서울 물재생센터의 내부

서울시의 물재생센터 현대화와 공원화, 신재생에너지 시설 활용 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힘들다. 이러한 계획은 2016년 유엔 HLPF에도 일부 소개됐으며, 각국 주요 도시의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나아가 동남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하수 오염이 심각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수출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서울시의 새로운 도전과 노력이 지구 환경의 새로운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더 많은 공감과 관심이 필요하다. 이번 유엔 HLPF가 그러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훈 UN지원SDGs한국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이 기고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기구인 UN지원SDGs한국협회와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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