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기준으로 3개월간 구글 검색어 추이를 분석하는 구글트렌드로 지역별 월드컵 관련 검색 순위를 알아본 결과 한국의 월드컵 관심도는 80개국 중 75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다 낮은 순위 국가는 인도, 우크라이나, 터키 등 러시아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한 국가들이다. 사실상 월드컵 진출국 중 한국의 월드컵 관심도가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다.
월드컵 관련 언론 보도량도 줄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 빅카인즈로 46개 언론사의 월드컵 관련 뉴스를 분석한 결과 개막식이 열린 15일부터 3개월간 7724건의 뉴스가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년 전 같은 기간 뉴스 생산량 2만489건보다 반 이상 낮은 수치다. 북미정상회담, 6·13지방선거 등 대형 이슈에 가려 월드컵 뉴스 생산량이 적었다.
◆관심 저하 이유는? “최약체팀 평가”
국내 월드컵 관심이 떨어진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평가가 최하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언론과 도박사이트, 축구 관계자들은 한국의 F조 탈락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의 스포츠 도박사이트 ‘bet 365’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 월드컵 F조 순위를 분석에서 한국을 조 4위로 평가했다. 1위는 독일, 2위는 멕시코, 3위는 스웨덴이었다. 사이트는 “한국은 F조에서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며 “16강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 대표팀이 평가전에서 연이어 패배함에 따라 도박사들의 기대치가 낮아진 것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무리뉴 감독도 한국의 32강 탈락을 전망하기도 했다. 무리뉴는 7일 해외매체와 인터뷰에서 “F조에서 독일과 멕시코가 16강에 오를 것”이라며 3위 스웨덴, 4위 한국을 꼽았다. 이어 무리뉴는 월드컵 최약체팀으로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일본 등을 언급했다.
이번 월드컵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스웨덴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한국의 전패를 예상했다. 즐라탄은 “한국은 스웨덴에게 0대 3으로 패배하고 멕시코에 0대 1로 패배하고 독일에는 0대 4로 패배할 것”이라고 했다. 무득점 전패를 예상한 것이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도 한국의 무득점 전패를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12일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러시아 축구대회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20%라며 월드컵 진출 32개국 중 30위로 분석했다.
◆한국 현장 분위기는 “자신만만”…스웨덴도 “한국은 강팀”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18일 스웨덴전에서 승리를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 올 6월 기준 피파랭킹 1위인 독일이 3승을 거둔 상황에서 스웨덴에게 승리를 거두고 멕시코전에서 무승부를 가져가면 1승 1무 1패로 16강의 길이 열린다는 분석이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도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스웨덴전에 올인했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웨덴은 한국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언론은 13일 스웨덴 대표팀의 전략분석원들이 한국의 비공개 훈련 과정을 몰래 지켜봤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얀네 안데르손 감독은 지난달 31일 공식인터뷰에서 “한국은 조직력이 좋고 빠른 스피드를 가진 선수가 많은 팀”이라며 손흥민, 기성룡을 위협적인 선수로 꼽았다. 현재 스웨덴 대표팀은 최근 페루, 덴마크, 루마니아전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평가전에서 부진했던 한국 대표팀도 훈련을 이어오면서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신 감독은 “평가전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 있지만 결과는 못 가져왔어도 조직적인 전술과 팀을 만들어가는 것은 구상대로 됐다”며 세트피스와 수비 훈련장면을 공개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스웨덴 수비 라인이 두 줄 수비로 상당히 견고하다”며 “그걸 깨기 위해 영상보고 눈으로 확인했다. 경기 때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단언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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