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골든볼, 올해 유럽 5대리그 득점왕 리오넬 메시(32·FC 바르셀로나)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가 없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는 이미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으나 유독 국제 대회와 인연이 없다.
2006 독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고배를 마셨고,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결승전까지 올랐지만 독일에 무릎을 꿇었다.
메시의 눈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7 코파아메리카 대회 모두 결승전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이런 그에게 득점왕을 향한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메시는 지난 10일 베팅사이트 BET365가 선정한 러시아월드컵 득점왕 후보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메시 본인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메시는 내심 러시아 월드컵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매치 149경기 84골)
지난 5년간 4번의 발롱도르를 수상한 크리스타아누 호날두(34·레알 마드리드)를 빼놓고 득점왕을 논할 수 없다. 그는 특유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3시즌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44골을 기록하며 메시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호날두는 메시와 달리 메이저 대회 우승한 경험이 있다. 호날두의 남은 목표는 월드컵이다.
하지만 그는 유독 월드컵에 나서면 작아지는 선수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2006년부터 3번의 월드컵에 모두 출전했지만 고작 3골에 그쳤다. 상대팀의 견제를 분담할 수 있는 선수가 10년 째 나타나지 않은 것도 뼈아프다.
호날두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에서 '호우 세리머니'를 마음껏 펼치길 기대하고 있다.
네이마르 다 실바 (A매치 84경기 54골)
월드컵 득점왕을 향해 이를 갈고 있는 선수는 또 있다. 부상을 털고 일어선 네이마르 다 실바(26·파리생제르맹)의 골 감각은 선배들을 압도하고 있다.
현재 A매치 84경기 54골로 1골만 추가하면 호마리우(55골)를 넘어선다. '축구 황제'로 불린 1위 펠레(77골)와 2위 호나우두(62골)도 가시권이다.
승승장구 중인 네이마르에게도 월드컵은 아픈 기억이 많다. 4년 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첫 출전에 4골을 기록하며 브라질의 4강 진출을 견인했으나 부상이 발목을 잡으며 우승과 득점왕을 모두 놓쳤다.
브라질은 이 대회 득점왕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가 버티는 콜롬비아와 8강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으나, 독일과 준결승에서 무려 7골을 실점하며 1-7로 참패했다. 3·4위전에서도 네덜란드에 0-3 완패를 당했다. 네이마르는 이 경기를 병상에서 지켜봐야했다.
지난해 역대 최고 이적료(2775억원)로 바르셀로나에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한 것도 메시의 그늘을 벗어나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한 목적이다.
역대 월드컵 최다 우승팀(5회)인 브라질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등 많은 경기를 치를 확률이 높아 전문가들은 러시아월드컵 득점왕을 네이마르로 점찍고 있다.
한편 올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이집트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득점 2위 잉글랜드 해리 케인(토트넘), 분데스리가 득점왕 폴란드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도 월드컵 득점왕에 근접한 선수로 지목되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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