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운명의 날이 밝은 만큼 이제는 여유를 부려도 통하지 않는다. 신태용(48) 감독과 선수들은 사실상 스웨덴과의 첫판이 한국의 월드컵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 보고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이날 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내가 월드컵 데뷔전이라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전혀 떨리거나 긴장되는 게 없다”면서도 “우리 선발 라인업은 경기장에서 볼 수 있다. 전력 노출은 끝까지 숨기겠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스웨덴 얀네 안데르손 감독이 “우리팀에 트릭은 없다”며 신 감독을 도발한 것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다. 주장 기성용(29) 역시 “스웨덴은 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가 몇 명인지 모르겠다. 경험을 봤을 때는 한국이 스웨덴보다 우위”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결전 준비 스웨덴과의 월드컵 첫 결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6일(현지시간)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로모노소프에 위치한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대표팀은 이 훈련을 마치고 결전의 땅인 니즈니노브고로드에 입성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연합뉴스 |
스웨덴의 강점으로 첫손에 꼽히는 게 견고한 수비다. 최근 4차례 평가전서 승리가 없지만, 도합 3실점만을 내준 포백 수비만은 ‘철벽’ 그 자체다. 수비수 8명의 평균 신장이 187㎝에 달해 제공권은 물론 악착같은 몸싸움에 상대가 맥을 못 춘 덕분이다. 반면, 발이 느린 장신수비의 뒷공간을 파고든다면 승산이 있다. 그간 손흥민과 황희찬은 스피드와 개인기를 앞세워 신태용호 공격 선봉에 섰다. 특히 돌파력이 좋은 황희찬이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놓고, 빈 공간을 손흥민이 침투해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는 장면이 익숙하다.
결전 준비 스웨덴과의 월드컵 첫 결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6일(현지시간)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로모노소프에 위치한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대표팀은 이 훈련을 마치고 결전의 땅인 니즈니노브고로드에 입성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연합뉴스 |
문선민 역시 스웨덴 리그에서 6년 동안 산전수전을 겪은 만큼 상대를 누구보다 잘 안다는 게 강점이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발 역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는 “스웨덴전은 준비만 잘하면 해볼 만하다. 못 이길 팀이 아니다. 이번에 큰일 낼 수 있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 외에 2선에서 활동 범위가 넓은 이재성(26),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협적인 ‘고공 폭격기’ 김신욱(30·이상 전북) 등도 골문을 노려볼 만하다. 한국이 스웨덴의 자랑 ‘장신 숲’을 보기 좋게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니즈니노브고로드=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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