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전통 한산모시짜기를 한 주민이 시연하고 있다. |
한산모시는 충남 서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모시다. 이곳의 모시는 다른 지방에서 생산된 것 보다 섬세하게 제직되었기에 밥그릇 하나에 모시 한 필이 다 들어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모시는 근래까지 15새가 제직되었으나 오늘날에는 12새가 극상품으로 제작되고 있다. 1새는 30여㎝의 포폭에 80올의 날실로 제작된 것이다. 한산모시짜기는 1967년 전통섬유 부문 중 가장 처음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됐다. 한산모시짜기는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모시로 지은 푸른빛 한복을 입고 나가면서 한산모시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한산모시짜기 모습. |
한산소곡주 |
한산모시문화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저산팔읍길쌈놀이를 구경하고 있다. 서천군 제공 |
서천군은 2017년 한산모시와 한산소곡주 명품화를 위해 ‘한산모시소곡주사업단’을 출범했다. 사업단에서는 전통모시의 지속적 계승과 현대모시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을 운영하고 문화유산 활성화 사업으로 방문자센터에서 전통교육관을 운영해 모시를 짜는 과정, 소곡주를 빚는 방법을 보여준다. 한산모시와 소곡주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실질적인 주민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 한산모시 및 한산소곡주 6차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시떡과 송편 등 한산모시식품 40개소, 한산소곡주 업체 70개소를 육성했다. 서천군은 앞으로 한산모시소곡주 연구소를 건립하고 한산모시 에코테마공원을 조성한다. 한산소곡주와 모시식품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 주민들이 생산한 6차 산업 제품들의 판로를 개척한다.
올해 한산모시문화제에 참석한 외국관광객들이 모시로 자신의 팔찌를 짜고 있다. 서천군 제공 |
제29회 한산모시문화제 YB 한산모시베틀쇼 모습. 서천군 제공 |
올해로 29년째 이어진 한산모시문화제는 과거에 현대를 입힌 대표적인 지역축제다. 한산모시문화제는 지난해부터 확 달라졌다. 관람 위주의 축제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이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꽉 짜여졌다.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한산모시관 일원에서 진행된 29회 한산모시문화제에는 처음으로 미니베틀 한산모시짜기 프로그램이 선보였는데 200명 한정 사전예약을 시작하자마자 마감이 끝났다. 특히 패션 디자이너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한복드레스 명인 목은정 디자이너가 아트디렉터를 맡아 연출한 압도적인 자태의 모시원단 소재 패션쇼는 큰 주목을 받았다. 목은정 디자이너가 준비한 모시원단 소재 무대의상을 입은 YB밴드(윤도현 밴드)의 공연은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하며 축제 참가자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올해 한산모시문화제에는 30만명이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120억원의 지역경제 유발 효과를 낸 이번 한산모시문화제는 지난해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 축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산모시문화제 아트디렉터와 홍보대사로 위촉된 목은정 디자이너(오른쪽 세번째)와 YB멤버들. 서천군 제공 |
아카데미상 수상에 빛나는 목은정 디자이너가 올해 한산모시문화제에서 연출한 패션쇼. 서천군 제공 |
김익렬 한산모시사업단 팀장은 “우리나라 대표 천연섬유 한산모시의 역사와 우수성을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청년문화기획단과 함께 축제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서천=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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