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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폭력 무혐의 처분' 박진성, 워마드에 21개월째 공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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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13 15:48:25 수정 : 2018-07-13 15: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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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성폭력 무고 피해자 박진성 시인 확인
지난해 9월 검찰에 의해 성폭행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박진성(40) 시인이 21개월째 워마드 등을 비롯해 이른바 ‘남성 혐오주의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아온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들은 박 시인의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재기해라”, “민기해라” 등 온갖 욕설을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시인은 자신과 같은 피해를 입고 있는 남성들이 한두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고 이들 피해 남성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박진성 시인. 출처=페이스북
◆“성폭행 무혐의 처분에도 21개월째 공격 받았다”

박 시인은 13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워마드의 성체훼손 사건으로 떠들썩했던 지난 10일 트위터에서 “성폭력 가해자 박진성, 자살했다 사흘만에 부활해”란 게시물이 공유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는 일부 남성혐오주의자들이 예수를 빗대 박 시인의 자살 시도를 조롱한 것이다.

박 시인은 지난 2016년 작가 지망생 2명으로부터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이에 대전지검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지난해 9월 박 시인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성폭력을 폭로한 2명에겐 각각 무고죄와 허위사실유포죄가 적용됐다.

1년 반이란 시간 동안 성 범죄자 누명을 뒤집어 쓴 그는 지난해 12월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고통을 호소했지만 남성혐오주의자들은 인신공격을 멈추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인이 세계일보에 공개한 SNS 메시지들에는 자살을 뜻하는 “민기해”, “재기해”라는 남성혐오 표현이 담겨있었다. 박 시인은 “익명성이 보장된 SNS를 통해 (남성혐오주의자들이) 21개월째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저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진성 시인이 12일 트위터에 올린 글. 출처=트위터
박진성 시인이 12일 트위터에 올린 글. 출처=트위터
◆박 시인 “혐오주의자로부터 고통 받는 남성 지원”

박 시인은 12일 트위터에 “남성혐오주의자들과 싸우시는 분들 상담을 듣겠다”며 “법률비용은 제가 부담하겠다. 그보다 먼저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하거나 받으시는 분들 지원이 급선무로 보인다”고 공지했다.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을 돕겠다는 것이다. 박 시인이 게시물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3명의 피해자들이 피해 사연을 전해왔다.

박 시인은 “워마드 등 커뮤니티에선 페미니스트 비판 글을 올린 사람들의 신상정보를 검색해 합성사진을 만드는 방법으로 조롱하고 있었다”며 “피해자 3명의 본인여부, 피해, 병원 등을 파악하고 치료비와 법률비 등 10만원 가량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뜻을 같이 하는 변호사 분들, 그리고 여러 전문직, 노동자 분들과 함께하는 연대체를 출범하여 이 사업을 공식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어떠한 정치 색깔도 반대하며 혐오에 대항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자살하지 마세요. 싸우세요. 같이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박진성 시인을 공격하는 누리꾼. 출처=트위터
◆워마드 내 일반인 남성 사진 게재도

워마드 내 ‘데스노트’란 이름의 게시판에는 일반인 남성의 사진이 게시되고 있다. ‘건대 화장실 만취남’, ‘정신지체 남’, ‘강남역 화장실 남’ 등 일반인 몰카 사진유포가 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논란이 된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사진도 이런 방식으로 유포됐다. 게시된 남성사진은 일정시간이 지난 뒤 지워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깃이 된 상대에게는 SNS를 통해 남성혐오표현이 전해졌다. 박 시인에게도 “재기해”, “민기해” 등 남성혐오표현을 비롯해 합성사진, 성기사진 등 도를 넘은 메시지가 전해졌다.

박 시인은 자신을 조롱한 게시물을 모아 이들에 대한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 박 시인은 “이 자체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라며 “익명성을 이용해 자극적인 게시물을 올리는 데 혐오의 극단적인 형태”라고 비난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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