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하반기 대출금리는 최고 0.5%포인트까지 오를 전망이다. 허인 국민은행장이 0.5%포인트까지 대출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언급한 가운데, 위성호 신한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인 0.25%포인트 수준의 대출금리 상승을 예상했다. 이에 비해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시장금리가 오르겠지만 그 폭은 평균 0.1%포인트 내외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은행장들은 대체로 올 하반기에 미국은 총 두 차례, 한국은행은 8월이나 10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면서 급격한 자본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인상을 무한정 미룰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위 행장은 “금리 상승과 경기 부진이 동반되면 연체나 부도로 이어지는 기업들이 늘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 행장은 “옥석 가리기를 통해 우량 기업을 지원하고 부실 징후 기업은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3% 성장이 어려운 이유로는 기업들의 투자부진도 꼽혔다. 손 행장은 “건설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어 당초 기대했던 3% 성장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고, 함 행장 역시 “대외 정책과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 설비투자 위축으로 올해 국내 경제가 3%대 성장을 이어가기 힘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신산업이 발달해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자율주행차, 드론 등 신산업 관련 규제가 너무 촘촘하다”며 “규제방식을 기존의 포지티브에서 네가티브로 바꿔야 한다”고 첨언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일부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행장은 “그동안 추진하면서 드러났던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여러 악재 속에 그나마 남북 관계는 희망적 변수로 지적됐다. 이 행장은 “남북 경제협력이 활성화되면 성장률 상향 조정의 긍정적 기대가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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