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영장실질심사에서 가려진다. 특검과 관련 당사자 모두 차분한 심정으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이 옳다. 그런 만큼 법원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집권여당이 특검을 비난하고 법원을 압박하는 태도는 어떤 이유로든 용납할 수 없다. 여당 지도부는 어제 “최악의 정치특검”, “특검법 위반 행위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특검을 또 공격했다. 심지어 한 의원은 방송에서 “영장이 발부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본다”고 했다. 영장심사를 앞두고 정치인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삼권분립 정신에도 위배되는 반(反)법치의 전형이다. 특검의 정당한 수사를 ‘정치특검’으로 변질시키는 쪽은 여당 자신이 아닌지 자문해볼 일이다.
김 지사는 특검에 출두하면서 마치 개선장군처럼 손을 흔들고 특검에 훈계까지 했다. 이런 피의자를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여권의 지원 사격과 뒷배 없이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보기 어렵다. 김 지사의 영장청구는 사법절차상 당연한 수순이다. 댓글 조작의 공범이라는 수사 결론이 나온 마당에 영장청구를 하지 않는다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더구나 드루킹 일당 6명은 모두 같은 혐의로 구속됐고, ‘킹크랩’ 시연회 현장에 김 지사가 있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특검의 수사 기간은 오는 25일로 끝난다. 이때까지 드루킹 사건 전모를 파헤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김 지사측이 드루킹에게 6·13 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일본 센다이 총영사를 제안한 선거법 위반 혐의가 영장청구에서 빠진 것부터가 그렇다. 혐의 입증이 확실치 않아 일단 빼고 기소 때 추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만큼 시간이 부족하고 수사가 덜 됐다는 얘기다. 국민의 공분을 샀던 검경의 축소·부실 수사에 대한 조사도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특검의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해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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