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타악기 연주자는 당연히 시간(박자)에 대한 정확한 감각이 필요해요. 하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자질이 소리와 방향성, 색감에 대한 인지입니다. 특히 협주곡이나 실내악 연주에서 필수적이죠.”
그는 피아노나 바이올린이 아닌 타악기를 선택한 데 대해 “아주 어릴 때부터 집 부엌에 장난감 드럼이 있었다”며 “6살 때 첫 드럼 수업을 들었는데 그때 귓속에 맴돌던 윙윙거림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신나서 계속 방방 뛰었던 기억이 난다”며 “이후 뛰어난 재즈 드러머 버디 리치와 진 쿠르파의 연주를 보고 자랐다”고 전했다.
커리는 이번에 마이클 도허티의 ‘타악기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UFO’를 아시아 초연한다. 미확인비행물체(UFO)에서 영감받은 색다른 타악 협주곡이다. 예측할 수 없이 터져 나오는 리듬과 오묘하고 신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엉뚱하면서도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곡입니다. 이 곡은 UFO에 관해 전해지는 많은 이야기와 사람이 이에 대해 보여주는 기이한 집착을 다룹니다. 독특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멋진 작품입니다.”
그는 타악기 레퍼토리가 부족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그간 바로크부터 낭만까지 다양한 작품을 편곡하고, 현대음악 작곡가들과 협업해왔다. 이 중 한국 관객이 타악기의 매력을 느낄 만한 곡을 추천해달라 했다.
“스티브 라이시의 ‘드러밍’은 무조건 들어봐야 해요. 타악기의 힘과 다양성을 보여주면서 놀랍도록 간결하고 신선하죠. 스코틀랜드 작곡가인 제임스 맥밀런의 새 협주곡 ‘타악기 협주곡 2번’도 추천합니다. 타악기가 얼마나 무궁무진하게 발전해 왔는지 보여줘요.”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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