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끊긴 채 남아 있던 덕수궁 돌담길 70m 구간(영국대사관 후문~정문)을 연결해 10월 말 덕수궁 돌담길 전 구간을 완전히 개방한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시는 지난해 8월 덕수궁 돌담길 미개방 구간 일부(영국대사관 직원 숙소 앞~영국대사관 후문, 100m)를 개방했다. 이로써 1959년 영국대사관이 점유해 철대문을 설치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통행이 제한됐던 덕수궁 돌담길 미연결 구간 170m가 완전히 연결돼 1100m의 돌담길 전체를 돌아가지 않고 걸을 수 있게 된다.
이번 개방은 서울시가 2014년부터 끈질기게 영국대사관의 문을 두드려 이뤄졌다. 서울시는 2014년 10월 영국대사관에 ‘덕수궁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를 제안, 2015년 5월부터 대사관 보안 문제 등 개방을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특히 앞서 개방된 100m 구간은 서울시 소유라 협의가 비교적 쉬웠지만 이번에 개방되는 구간은 1883년 4월 영국이 매입한 땅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운 통행문과 보행로가 영국대사관 정문에 근접해 설치되는 만큼 영국대사관 측에서 초기에는 보안 문제를 우려하기도 했다”며 “영국대사관이 덕수궁 돌담길의 완전한 연결이라는 국민적 관심과 역사적 중요성에 충분히 공감해 서울시에 적극적으로 협조함으로써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방되는 70m 구간은 덕수궁과 영국대사관이 담장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시는 다음 달 중 덕수궁 내부 보행길이 조성을 시작하고, 대한문을 통해 들어온 덕수궁 관람객과의 동선을 분리하는 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 보행길이 끝나는 영국대사관 정문 앞에는 새 문이 설치된다. 지난해 8월 영국대사관 후문 앞에 설치된 통행문과 이번에 설치되는 통행문이 연결된다.
이와 함께 영국대사관 정문부터 세종대로까지 이어지는 기존 돌담길도 새로 정비에 들어간다. 돌담을 따라 은은한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걷기 편한 길로 도로를 새롭게 포장하는 작업을 10월 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덕수궁 대한문에서 시작해 덕수궁길, 미국 대사관저, 영국대사관 후문, 덕수궁 내 보행로, 영국대사관 정문을 거쳐 세종대로까지 나올 수 있다.
아울러 문화재청에서 시범공개 중인 ‘고종의 길’(덕수궁길~정동공원)이 10월 정식 개방되면 완성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고종의 길을 거쳐 정동길, 경희궁까지 우회하지 않고 걸어다닐 수 있다.
김학진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덕수궁 돌담길 연결을 위해 관계 기관들과 함께한 4년의 긴 노력이 있었고 시민들의 큰 호응과 바람이 있었기에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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