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 쓴 ‘김정은 위원장 최근 현지지도 행보 속 정책 코드 읽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전체 공개활동 횟수는 2012년 150회, 2013년 211회에서 점차 감소추세를 보이다 올해 68회로 확 줄었다. 군부대 시찰 횟수도 2012년 25회, 2013년 14회, 2014년 13회, 2015년 8회, 2016년 5회, 2017년 5회에 이어 올해 1회로 확 줄었다. 이마저도 군부대의 콩 농사 실태를 위한 요해였다. 반면 전체 공개활동 가운데 현지지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집권 초기 14%대에서 올해 8월 21일 기준 52%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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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지난 21일 보도했다. 이날 현지지도에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황병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조용원, 김영환 등이 동행했다. 출처=노동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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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이 황해남도 금산포젓갈공장에서 제품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을 보도한 지난 8일 조선중앙통신 사진. 김위원장 뒤에 최룡해 부위원장 겸 조직부장, 맨 오른쪽에 황병서 얼굴이 보인다. 연합 자료사진 |
북한 공식매체인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다룬 방식도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주로 생산현장 성과를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최고지도자가 근로자들을 치하하는 평이한 내용의 보도가 아니라 김 위원장이 간부들을 적나라하게 질타한 발언을 여과 없이 전달했다. 김 위원장이 시설을 둘러보고 “정말 너절하다”거나 “(책임일꾼들이) 덜 돼먹었다”며 고강도 질책을 쏟아낸 목소리가 그대로 공개됐다. 홍 연구위원은 이러한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경제부문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취지에서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 △ 관료들의 형식주의에 대한 답답함의 표현 △ 대북제재 국면에 대한 조바심 반영 등으로 해석했다.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여러 장의 사진과 항공기를 이용한 부감 사진까지 활용해 비주얼을 강화한 것은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작품일 것으로 홍 연구위원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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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황해남도 금산포젓갈공장 시찰 모습. 시원한 차림의 김 위원장은 부인리설주 여사와 함께 젓갈공장을 둘러보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연합 자료사진 |
◆현지지도란=북한 최고지도자의 독특한 통치방식으로 당·정·군 산하 공장과 기업소 등 생산 시설과 건설장이나 교육 기관을 비롯한 다양한 현장을 직접 방문해 지도하는 활동을 말한다. 북한 주민에게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심어주고 1인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는 효과가 있다.
김민서 기자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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