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소득주도성장은 보이스피싱"… 與 "망하길 바라나"

교섭단체 대표 연설 / “문워킹처럼 한국경제 뒷걸음 쳐 / 반기업 정서가 낳은 눈물의 씨앗”/ “장려금 지급 등 출산주도성장” 제안 / 文의장에 “靑 스피커 자처” 공격 / 문희상 “국회의장 모욕은 국회 모욕”/ 민주당·바른미래 "수준 낮은 대응"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5일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일컬어 ‘사람 잡는 경제’ ‘보이스피싱’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으로 신생아 1명당 출산장려금 2000만원 등을 지급하자는 내용의 ‘출산주도성장’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가져온 혼란으로 마이클 잭슨의 ‘문워킹’처럼 한국경제가 뒷걸음질치고 있다”며 “소득주도성장은 반기업, 반시장 정서가 낳은 한국경제 눈물의 씨앗”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은 이 정권이 국민을 현혹하는 보이스피싱”이라며 “달콤한 말로 유혹하지만 끝은 파국”이라고 원색적인 비난도 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자연스럽게 ‘세금 몰빵 경제’ 늪에 빠져든다”며 “공짜 점심은 단연코 없다. 소득주도성장은 우리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로 가는 레드카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 끝장토론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김 원내대표는 또 “소득주도성장 굿판을 당장 멈추시라”고 촉구했다. 그는 “문재인정권은 세금 뺑소니 정권인가. 임기 중 무차별 세금 살포를 통해 정권의 인기를 관리하고 임기 후 나 몰라라 줄행랑치겠다는 심보 아닌가”라며 “로마도 세금중독으로 망했다”고 빗댔다.

김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 대안으로 ‘출산주도성장’을 제시했다. 그는 “과감한 정책 전환으로 출산장려금 2000만원을 지급하고 이 아이가 성년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1억원의 지원금(연간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헌법개정과 선거구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없애는 방향의) 개헌과 (국회의 국민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구제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김 원내대표는 연설 말미에 즉석으로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판하며 여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가 문 의장에게 “블루하우스(청와대) 스피커를 자처하시느냐”고 비판하자 여당 의원들은 곳곳에서 “그만하라”고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 이에 문 의장은 산회를 선포하기 전 “국회의장 임기 동안 청와대나 정부 말에 흔들리는 일이 있으면 정치 인생을 몽땅 걸겠다”며 “국회의장이 모욕당하면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주기 바란다”고 맞받았다.

5일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말미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문희상(위) 국회의장을 향해 "어떻게 국회의장이 블루하우스 스피커를 자처하느냐"고 비난하자 문 의장이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야당들도 김 원내대표 연설을 맹비난했다. 민주당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어떻게든 문재인정부가 망하길 바라는 제1야당의 간절한 주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연설이었다”며 “자유한국당이 과연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국민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문재인정부의) ‘세금 퍼주기’ ‘포퓰리즘’을 운운하며 대안 없는 비판만 하던 자유한국당이 한 술 더 떠서 출산장려금을 2000만원씩 지급하자고 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역시 ‘세금 퍼주기’식의 단기적 처방이자, 포퓰리즘을 포퓰리즘으로 맞대응하는 수준 낮은 대응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우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