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6·토트넘)이 올해 가장 많이 입에 올린 말이다. 그는 올해 여름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으로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냈다. 심지어 ‘혹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단 한 번도 ‘힘들다’는 표현을 입에 올린 적이 없다. 지난 6일 런던에서 열린 카디프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끝난 뒤에도 그는 “다가올 A매치에 책임감을 갖고 뛰겠다”고 밝혔고, 인터뷰가 끝난 뒤 곧바로 경기장을 떠나 한국행 준비에 나섰다. 12일 우루과이, 16일 파나마와의 국가대표 축구평가전 소집명단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자신을 포함시켜 8일부터 시작될 대표팀 공식훈련에 합류해야 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조차도 “손흥민의 체력 문제가 예사롭지 않다”고 지적하지만 대표팀을 향한 그의 열망은 전혀 식지 않아 보인다.
‘혹사’ 논란 속에서도 벤투 감독과 손흥민이 10월 A매치 출장을 강행하는 것은 이번 경기가 ‘벤투호’의 토대를 만드는 사실상의 첫 작업이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코스타리카, 칠레와의 평가전을 마친 뒤 “이제는 과거의 대표팀은 배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첫 평가전이 기존 한국팀의 전력을 가늠해 보는 자리였다면 10월 평가전부터는 대표팀에 ‘벤투 축구’의 색을 입히기 위한 본격적 과정에 착수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그 변화가 급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직은 대표팀의 ‘토대’를 찾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이 지난 1일 10월 평가전 소집명단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올 수 있지만 어느 정도 기본은 유지돼야 이상적인 팀을 만들고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 대표팀에선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아 토대가 중요하다”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손흥민이 10월 국가대표 평가전을 대비한 공식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8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밝은 표정으로 입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손흥민의 의지도 확고하다. 그는 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에 합류하기에 앞서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 만큼 몸 상태가 최악은 아니다”라면서 “대표팀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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