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풍철, 여기저기서 들리는 '각종 소음'…'민폐' 등산객 '출몰' [김기자의 현장+]

입력 : 2018-10-09 13:05:46 수정 : 2018-10-09 13:39:1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소음 천국'으로 변한 단풍철 등산길 / 곳곳에서 분쟁 '시끌시끌' / 연주곡에서부터 트로트, 가요까지 종류도 다양 / 쉴 만한 곳에는 어김없이 들리는 음악 소리 / 좁은 등산길…피할 수도 없어 / 일부 등산객, 포켓용 라디오를 들어가며 산행 / 주변 시선 아랑곳하지 않아

개천절인 지난 3일 서울 도봉구 도봉산 탐방길. 산을 즐기는 등산객들이 정산 인근에서 잠시 쉬고 있다. 일부 등산객 배낭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에 눈살을 찌푸리는 등산객들도 적잖았다.

“시간을 쪼개 산을 찾았는데, 곳곳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에 짜증이 나요. 노래방도 아니고 사람들이 모여 음주 가무를 즐기러 온 것 같아요. 저만 소음으로 느껴는 건가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철. 전국 명산은 단풍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도봉산 입구에는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입은 등산객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였다. 가벼운 등산복 차림에 등산객들이 몰려 단풍시즌이 왔음을 실감케 했다.

귓가에 스치는 선선한 바람과 청명하고 경쾌하게 흐르는 계곡 물소리까지. 산을 찾은 등산객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탐방길 따라 걷다 보면 나뭇잎 사이로 빛나는 햇살이 등산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개천절인 지난 3일 도봉산을 찾았다. 등산길에서 만난 이(남·51)모씨는 운동 삼아 도봉산을 즐겨 찾는다. 하지만, 가을철만 되면 도봉산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지방 명산으로 떠난다고 했다. 붐비는 등산객들 사이에서 산행은 고역이나 다름이 없다고 했다. 특히, 각종 음악 소리는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단풍철만 되면 도봉산 탐방 길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붐비는 산행도 문제지만, 듣고 싶지 않은 음악은 그야말로 고통이나 다름이 없다.

탐방길 곳곳에서 청명한 계곡 소리를 깨는 음악 소리가 짜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산행을 하다 보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등산을 하는 등산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일부 등산객들은 주변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산행을 즐긴다.
서울 도봉구 도봉산 탐방길. 일부 등산객 배낭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에 등산객들이 짜증 석인 목소리로 지적하기도 했다.

포켓용 라디오와 스피커 성능이 좋은 스마트 폰으로 음악을 듣는 일부 등산객의 배려 없는 행동이 다른 등산객들의 산행을 방해한다. 오랜만에 등산에 나선 등산객들에게는 원치 않는 음악 소리는 그야 말로 소음이나 다름없다.

도봉산 탐방 길에서 만난 한 등산객은 “좁은 산길에서 음악 소리를 저렇게 크게 틀고 가면 어떻게 하는지 원. 일행끼리만 좋으면 되나 봅니다”라고 했다.

또 다른 등산객은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트로트, 한쪽에는 가요, 클래식까지 여기가 공공장소가 맞나 싶어요”라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상으로 갈수록 탐방 길은 좁아진다. 정상을 오르는 동안은 원치 않아도 음악 소리를 계속 들어야 하는 실정. 일부 등산객들이 무료함과 음악을 즐긴다며 음악 소리를 높였다.

봄철이나 가을철마다 반복되는 ‘민폐’ 등산객들의 불친절한 소음은 그야말로 고통에 가깝다. 듣기 싫은 소리를 듣다 보면 스트레스만 쌓여간다. 짜증나는 음악 소리에 여유 즐길 수도 없다.

휴일 가족들과 함께 도봉산을 찾은 김 모씨는 “여기는 엄연히 공공장소다. 각종 음악 소리를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남들까지 피해를 줘야 하는지 당최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산을 즐기는 등산객들이 정산 인근에서 잠시 쉬고 있다. 일부 등산객 배낭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에 등산객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들으면 귀에 오는 거부감 때문에 휴대가 간편한 블루투스 스피커와 휴대용 라디오를 사용해 음악을 즐기기 때문. 블루투스 스피커가 대중화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소음 공해와 분쟁을 유발하고 있다. 휴대성, 이동성 등 기술의 발달로 저렴한 가격에도 음질이 우수해 공공장소에서의 부주의한 사용한다는 것. 소음을 발생해도 딱히 규제할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한 산악 동호회 대표는 “산을 자주 찾는 일부 등산객들이 무료함을 달랜다며 음악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변을 생각하고 안전한 산행을 위해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채연 '여신의 하트'
  • 정채연 '여신의 하트'
  • 박보영 '빠져드는 눈빛'
  • 임지연 '러블리 미모'
  • 김민주 '청순미 폭발'